프로레슬링대회를 찾아 여자친구인 컨트리 가수 알렉시스 윌킨스와 함께 사진을 찍은 캐시 파텔 미국 연방수사국(FBI) 국장. 사진 윌킨스 엑스 캡처

미국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여자 친구와 데이트하려고 FBI의 공용 제트기를 사적으로 이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블룸버그의 법률 전문매체 블룸버그 로는 2일(현지시간) FBI가 자체 항공기 선단을 감독하는 당국자 스티븐 파머를 해임했다고 보도했다.

파머의 해임은 캐시 파텔(45) FBI 국장이 공용 제트기를 부적절하게 이용했다는 의혹으로 현지 언론의 비판을 받는 상황에서 이뤄졌다.

법무부에 등록된 이 항공기는 지난달 25일 버지니아주 공항에서 펜실베이니아주 스테이트 칼리지를 거쳐 테네시주 내슈빌로 이동한 것으로 추적됐다.

당일 스테이트 칼리지에서는 프로레슬링 대회가 열렸는데, 파텔의 애인인 컨트리 가수 알렉시스 윌킨스(26)가 그곳에서 국가를 불렀다. 윌킨스가 엑스에 올린 당일 사진에는 프로레슬링 대회를 찾은 파텔 국장과 함께 찍은 사진이 올라왔다.

파텔 국장이 이용한 정부 제트기의 목적지로 추적된 내슈빌은 컨트리 음악의 중심지이자 윌킨스가 거주하는 도시다.

해당 논란이 일자 애초 항공기 추적 사이트 '플라이트 어웨어'(Flight Aware)에 모두 공개된 해당 제트기의 이동 경로는 현재 차단된 상태다.

파텔 국장은 문제를 제기하는 보도에 격분했고, 이후 파머는 자신이 사퇴하거나 해임될 수 있다는 말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파텔 국장은 파머 해임과 관련해 석연찮은 이유로 조직의 역량을 훼손했다는 논란에도 휘말린 상태다.

파머는 1998년부터 27년 동안 FBI에서 근속한 베테랑 요원으로, FBI의 중대사건대응조직(CIRG)을 이끌어왔다. 이 조직은 특수한 사건이 발생했을 때 신속하게 대응하고 전문적으로 지원 및 관리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현장 조사와 분석, 특수부대와 특수전술 운영, 인질구조, 협상, 대규모 행사에 대한 보안 지원 등을 맡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충성파로 올해 2월 취임한 파텔 국장은 파머를 포함해 CIRG의 리더를 세 차례나 해임했다.

파텔 국장은 2일 자신의 엑스 계정에 "근거 없는 소문이나 잘 알지도 못하는 인터넷 무정부주의자들에게서 나오는 소음에 방해받지 않을 것"이라는 장문의 성명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