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트럼프 “북·중·러 모두 핵실험 하는데 왜 우리는 안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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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중국·북한의 핵실험을 거론하며 “미국도 핵무기 실험을 재개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이 1992년 이후 33년 만에 핵실험을 재개할 가능성을 직접 시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방송된 CBS ‘60분’ 인터뷰에서 “북한은 끊임없이 (핵)실험을 하고, 러시아와 중국도 실험을 하지만 단지 공개하지 않을 뿐”이라며 “우리는 유일하게 실험하지 않는 나라다. 그런 유일한 나라가 되길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다른 어떤 나라보다도 더 많은 핵무기를 가지고 있다. 우리는 지구를 150번은 날려버릴 수 있을 정도의 핵무기를 갖고 있다”며 “그렇기에 그것들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으면 실제로 작동할지 알 수 없다”고 강조했다. “우리가 핵을 보유하고 있다면 실험을 해야 한다. 다만 우리는 그것(핵)을 사용하길 원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지난달 30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다른 나라들이 핵실험을 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도 동등한 수준에서 핵무기 실험을 시작하라고 국방부에 지시했다”며 “그 절차는 즉시 시작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러시아가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순항미사일 ‘부레베스트니크’를 시험했고, 중국과 파키스탄도 지하에서 비밀리에 실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핵실험을 하는 나라는 북한뿐”이라는 사회자의 지적에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도, 중국도 하고 있다. 다만 자유 언론이 없어 알려지지 않았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그들은 언론이 없는 사회이고, 우리는 열린 사회이기 때문에 (실험을 하면) 모두가 알게 된다”고 말했다.

미국은 1996년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에 서명했지만 상원 비준이 이뤄지지 않아 조약은 발효되지 않았다. 실질적으로는 1992년 이후 핵폭발 실험을 중단하고, 컴퓨터 시뮬레이션과 비(非)임계 실험을 통해 핵전력을 유지해왔다.

이와 관련해 크리스 라이트 미 에너지부 장관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현재 논의 중인 것은 핵폭발 실험이 아닌 비임계 실험(subcritical test)”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직접 발언으로 미국 내 핵무기 경쟁이 재점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인터뷰에서 대만 문제와 미·중 관계, 우크라이나 전쟁 등 주요 외교 현안도 언급했다. 그는 “시진핑 주석은 트럼프가 대통령인 동안에는 어떤 행동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며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은 임기 중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또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에 대해 “둘 다 똑똑하고 강한 리더들”이라며 “함부로 다룰 상대가 아니고, 진지하게 대해야 할 사람들”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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