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단독] 추경호, 계엄 닷새 전 尹과 만찬…"비상대권 얘기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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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 계엄해제 의결을 방해한 의혹을 받는 추경호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지난달 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 마련된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 사무실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추경호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비상계엄 선포 닷새 전 윤석열 전 대통령과 관저에서 만찬을 했던 것으로 3일 파악됐다. 내란 특검은 계엄에 대해 귀띔받지 않았냐고 추궁했으나 추 전 원내대표는 “그런 자리가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이날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은 지난달 30일 추 전 원내대표를 내란중요임무종사 등 혐의 피의자로 조사하면서 지난해 11월 28일 대통령 관저에 출입한 기록에 관해 질문했다. 추 전 원내대표가 “윤 전 대통령과 독대한 적은 한 번도 없다”며 계엄 선포를 사전에 알 수 없었다고 진술하자 특검 측은 관저 출입 기록을 제시하며 “이날 독대한 것 아니냐”고 물었다고 한다.

추 전 원내대표는 “비상계엄이나 비상대권 얘기는 없었고, 그런 얘기를 할 자리도 아니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이 국민의힘 일부 의원과 먼저 만찬을 하던 자리에 자신은 뒤늦게 합류했다는 것이다. 당시 참석자 중에는 안철수·김태호 의원이 있었다고 전해졌다. 특검은 두 의원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하려 했으나 거부당했다. 김태호 의원에 대해선 공판 전 증인신문 절차를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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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 수사관들이 지난 9월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추경호 의원실을 압수수색한 후 의원실을 나서고 있다. 뉴스1

특검은 만찬과 별개로 추 전 원내대표가 대통령실에 출입한 기록을 토대로 윤 전 대통령과 독대하지 않았냐고 추궁했다. 추 전 원내대표는 대통령실에 근무하던 정진석 비서실장, 홍철호 정무수석 등이 반드시 배석한 상태로 윤 전 대통령을 만났다고 진술했다. 정 전 실장과 홍 전 수석도 수사기관 등에서 계엄을 사전에 알지 못했다고 진술해왔다.

특검은 추 전 원내대표가 윤 전 대통령 지시를 받아 국회의 계엄 해제안 표결을 방해했다는 의혹을 수사 중이다. 추 전 원내대표가 지난해 12월 3일 계엄 당시 국민의힘 의원총회 장소를 당사로 정해 의원들이 국회 표결에 참여하지 못하게 했다는 것이 골자다.

추 전 원내대표는 지난해 12월 3일 오후 11시22분 윤 전 대통령에게 걸려온 전화를 받아 약 2분 통화한 후에 오히려 의총 장소를 국회로 변경한 점 등을 강조하며 혐의를 부인했다. 12월 4일 오전 12시3분 의총 장소를 당사로 바꾼 것은 경찰이 국회 2차 봉쇄에 들어갔기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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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가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가결한 지난해 12월 4일 새벽 국회 앞에서 시민들이 국회 출입을 통제하는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연합뉴스

특검은 추 전 원내대표가 계엄의 위법성을 충분히 인지한 채로, 의원들 표결을 막으려는 고의로 당사로 소집했다고 의심한다. 추 전 원내대표가 국회에 머물며 경찰이 국회를 봉쇄하고 계엄군이 투입되는 장면을 목격했다는 것이다. 반면 추 전 원내대표 측은 경찰이 3일 오후 11시30분쯤 봉쇄를 임시 해제한 것을 경험했기 때문에 국회의 기능 정지 목적이 있었다는 점을 판단하기는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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