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관세협상 타결됐어도…연평균 원화값, 처음으로 1400원대 문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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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당 원화값은 전 거래일(1424.4원)보다 4.4원 내린(환율은 상승) 1428.8원에 주간 거래를 마감했다. 사진은 3일 서울 여의도 증권거래소 전광판. 20251103 전민규 기자
올해 달러당 원화값이 연평균 기준으로 처음으로 ‘1400원대’ 진입 문턱에 섰다. 연초 후 지난달 말까지 10개월간 평균 달러당 원화값(환율)은 주간 거래 종가 기준 1413.4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연평균 환율(1364.4원)과 비교하면 달러당 49원 급락(환율은 상승)했다.
‘트럼프 리스크’ 영향이다. 올해 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후 오락가락 관세정책에 원화값은 지난 4월 달러당 1480원대로 추락했다가 5월 들어 1300원 후반대로 안정세를 유지했다. 하지만 지난달 다시 요동쳤다. 1달러당 1400원 초반으로 시작한 뒤 지난달 23일 장중엔 1440원 선을 뚫고 하락했다. 이후 미국과의 관세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되면서 지난달 말 달러당 1426.5원까지 올라섰다(환율 하락). 관세 협상이 마무리되고 코스피가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지만, 원화값의 반등세는 여전히 뚜렷하지 않다. 11월 첫날에도 원화값은 외환시장 주간 거래서 전 거래일보다 4.4원 내린(환율은 상승) 1428.8원을 기록했다.
이처럼 원화값이 낮은 수준(고환율)을 유지하는 건 국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아서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한·미 관세 합의에 (외환시장은) 단기적으로 한숨 돌렸다”면서도 “연간 200억 달러(약 28조원)가 한국이 아닌 미국에 투자된다는 것은 중장기적으로 원화 펀더멘털(기초체력)의 약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되살아난 ‘수퍼 달러(달러 강세)’와 일본의 엔화가치 하락도 원화값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오는 12월 미국 중앙은행의 ‘금리 동결’ 가능성이 커지며 달러값이 들썩이고 있다.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매파적 발언과 ‘인하 반대표’가 등장한 영향이다.
일본은 다카이치 내각 출범 후 금리 인상 예상 시기가 밀리면서 엔화값은 하락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한국시간으로 3일 오후 5시 미국 달러당 엔화는 154.17엔으로 지난 2월 12일(154.42엔) 이후 가장 낮다. 원화는 엔화 흐름에 동조화되는 경향이 있다.
백석현 이코노미스트는 “한·미 관세 협상 영향을 비롯해 미국 달러 강세, 일본 엔화 약세 등이 복합적으로 국내 외환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당분간 원화값 1300원 시대로 돌아가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위재현 NH선물 연구원도 “최근 지난달 원화값이 1420~1440원 수준에서 움직인 것은 외국인의 코스피 투자(매수)보다 국내 투자자의 해외 투자가 더 많았기 때문”이라며 “수급 불균형이 해소돼야 환율이 1400원을 하회(원화가치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외국인 자금 유입이 더 늘거나 서학개미의 해외 투자가 완화돼야 한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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