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트럼프, 핵실험 지시 논란에…美에너지장관 "현재로선 계획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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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 라이트 미 에너지부 장관. 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주 국방부에 핵무기 실험 재개를 지시한 이후 논란이 일자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이 “현재로선 핵폭발 실험 계획이 없다”고 진화에 나섰다.

라이트 장관은 13일(현지시간) 폭스뉴스 ‘선데이 브리핑’ 인터뷰에서 “지금 우리가 논의하는 실험은 ‘시스템 테스트’ 수준”이라며 “핵폭발이 아닌 비임계(noncritical) 실험, 즉 핵무기의 다른 구성 요소를 점검하는 시험”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자신의 SNS 트루스 소셜을 통해 “러시아와 중국과 동등한 조건에서 핵실험을 즉각 재개하라고 국방부에 지시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1992년 이후 유지돼 온 미국의 핵실험 중단 기조를 뒤집는 결정으로, 국제사회의 우려를 불러왔다.

하지만 미국의 핵무기 실험은 국방부가 아닌 에너지부 산하 국가핵안보국(NNSA)이 관리한다. NNSA는 네바다 주 라스베이거스 북서쪽 105㎞ 떨어진 네바다 실험장(Nevada Test Site)을 관리하고 있으며, 이곳에서 미국은 1992년 9월 레이니어 메사(Rainier Mesa) 지하에서 마지막 핵폭발 실험을 진행했다. 이후 조지 부시 대통령은 냉전 종식에 따라 핵실험 모라토리엄( Moratorium·유예)을 선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돌발 발표는 전문가들의 혼란과 우려를 불러왔다. 이들은 물리적 폭발 실험은 이미 시대에 뒤떨어졌으며, 오히려 새로운 군비경쟁을 촉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러시아는 최근 실시한 신형 핵 추진 순항미사일 ‘부레베스트니크’와 핵 추진 수중드론 ‘포세이돈’ 시험 발사는 핵실험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페스코프크렘린궁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다른 나라들 모두 핵실험’이라고 언급한 것이 부레베스트니크를 가리킨 것이라면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모든 국가가 방위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지만 이번 실험은 핵실험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CBS ‘60분’ 인터뷰에서도 “(러시아는) 물론 핵탄두를 실험했다”며 기존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그는 “우리가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면, 그것을 실제로 시험해야 제대로 작동하는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라이트 장관은 정부가 추진 중인 실험의 목적이 “핵무기 교체·현대화를 위한 기술 개선”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세계 최강 군사력을 유지해야 평화를 지킬 수 있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인터뷰에서 진행자가 “그렇다면 네바다 사막 주민들이 어느 시점에 버섯구름을 볼 걱정을 하진 않아도 되는가”라고 묻자 라이트 장관은 “그럴 걱정은 전혀 없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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