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거포'라는 별칭으로 불리며 큰 사랑을 받은 베테랑 타자 박병호가 현역 선수 이력을 마감한다. 연합뉴스

‘국민 거포’라는 별칭으로 불리며 홈런타자로 한 시대를 풍미한 베테랑 박병호(39·삼성 라이온즈)가 현역 은퇴를 결정했다.

삼성 라이온즈는 3일 “박병호와 불펜 임창민(40)이 최근 구단에 은퇴 의사를 밝혀 두 베테랑의 뜻을 존중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박병호는 구단을 통해 “지난 20년간 많은 사랑을 받았다”면서 “감독님과 코치님께 감사드린다. 현역 선수로 보낸 세월이 매우 행복했다”고 유니폼을 벗는 소감을 밝혔다. 이어 “여러 팀을 옮겨다녔지만, 늘 사랑해주신 여러 팬들을 잊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2005년 LG 트윈스에 입단한 박병호는 차세대 거포로 주목 받았지만, LG에선 기대만큼의 성장세를 보여주지 못 했다. 이후 2011년 넥센 히어로즈(키움의 전신)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뒤 KBO리그를 대표하는 강타자로 발돋움했다. 2012년 31개의 홈런을 때려낸 데 이어 2014년 52개, 2015년 53개의 홈런으로 이승엽의 뒤를 잇는 한국 야구 최고 거포로 성장했다.

2016년엔 메이저리그(MLB) 미네소타 트윈스에 입단하며 빅리그 무대도 밟았다. 이듬해까지 활약한 뒤 2018년 국내에 복귀한 이후에도 특유의 장타력은 여전했다. 2018년 43개, 2019년 33개의 홈런을 기록했다.

2022년 자유계약선수(FA) 신분으로 KT 위즈로 이적한 뒤 35개의 홈런포를 쏘아 올리며 재기에 성공하는 듯했지만, 이후 부진을 거듭하다 오재일과 맞트레이드 돼 삼성으로 이적했다. 올 시즌 성적은 77경기 타율 0.199 15홈런 33타점이다.

통산기록은 1767경기 타율 0.272 418홈런 1244타점이다. 지난 2015년 기록한 146타점은 올해 팀 동료 르윈 디아즈가 새 기록(158타점)을 작성하기 전까지 KBO리그 한 시즌 최다 타점 기록으로 남아 있었다.

KBO리그 역사에서 2년 연속 50홈런을 기록한 선수는 박병호가 유일하다. 한 시즌 50홈런 이상을 기록한 선수도 박병호를 비롯해 이승엽(1999년 54개, 2003년 56개), 심정수(2003년 53개), 디아즈(2025년 50개) 등 4명 뿐이다.

한편 지난 2008년 현대 유니콘스(SSG 랜더스의 전신)에서 데뷔한 임창민도 함께 은퇴를 결정했다. 프로통산 563경기에 등판해 30승30패 87홀드 123세이브 평균자책점 3.78을 기록했다. 삼성으로 이적한 이후 지난 시즌엔 60경기 2승1패 28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3.98, 올해엔 16경기 1승 2홀드 평균자책점 4.85를 각각 기록했다.

임창민은 “성적과 관계 없이 항상 응원해주신 팬들 덕분에 끝까지 최선을 다 하며 즐겁게 야구했다”면서 “삼성에서 선수 인생의 마침표를 찍게 돼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