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당성으로 공천' 외치는 장동혁…당안팎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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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내년 6·3 지방선거 공천 핵심 기준으로 ‘당성(黨性·당을 위한 충실한 마음과 행동)’을 제시하자 국민의힘이 들썩대고 있다. 여당과 제대로 싸우는 야당으로 거듭나기 위해 당성이 평가 기준이 돼야 한다는 게 지도부 입장이지만, 일각에선 당성 기준이 결국 당내 반대파를 축출하는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당성은 장 대표의 트레이드마크다. 장 대표는 취임 이후 언론 인터뷰에서 국민의힘 당원이 갖춰야 할 자격으로 늘 당성을 언급했다. 장 대표 측 설명을 종합하면 당성은 ▶당헌·당규를 잘 준수했는지 ▶당무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는지 ▶지역 관리를 성실하게 했는지 ▶얼마나 대여 투쟁력을 보여줬는지 등을 기준으로 평가된다.
장 대표는 지난달 27일 강원 지역 광역·기초의원 대상 연수에서 “(본인이) 이길 수 없다면 싸워 이길 (다른) 전사를 내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경원 지방선거기획단 위원장도 지난달 22일 전국 여성 지방의원 워크숍에서 “내년 공천 원칙을 정할 때 당성을 1등으로 보겠다”고 했다. 기획단은 경선 규칙 등 공천 기준에 당성을 반영하기 위한 세부 논의를 이어나가고 있다. 기획단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게 없다”고 말을 아꼈지만, 장 대표 측 핵심 관계자는 “장 대표는 당에 헌신한 분들의 의견을 최대한 공천에 반영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장 대표는 당성을 중심으로 기강 잡기에도 나섰다. 국민의힘은 올해 12월부터 내년 1월까지 당무감사를 진행한 뒤 ‘당성이 부족한’ 당원협의회(당협) 위원장을 교체할 방침을 세웠다. 지방선거를 불과 5개월 앞뒀지만 지역에서 선거를 진두지휘할 수장을 과감하게 바꾸겠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초선 의원은 “불량 당협위원장은 빨리 도려내는 게 승리에 도움이 된다”고 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왼쪽)와 나경원 의원이 지난달 2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민주당의 입법에 의한 '사법침탈' 긴급 토론회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하지만 당 안팎선 “지도부와 결이 다른 반대파를 압박하는 칼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감지되고 있다. 기폭제는 강성파로 분류되는 이호선 위원장이 이끄는 당무감사위원회가 최근 당협위원장들에게 보낸 당무감사 전 설문조사였다. 이 설문조사에는 ▶중앙당 기조와 배치되는 발언이나 활동을 한 사례가 있는지 ▶당협위원장 임기 동안 당내 공론 절차를 거치지 않고 독자적 정치 행위를 했는지 등 질문이 담겼다. 한 국민의힘 당협위원장은 “당 기강 잡기를 넘어 건전한 비판까지 걸러내려는 듯한 질문이었다”며 “안 그래도 장 대표가 통합보다는 내부 결속을 강조해왔던 터라 당무감사가 어떻게 끝날지 걱정된다”고 했다.
불안정한 당내 분위기에 더불어민주당 강세 지역에선 예비후보군의 선거 준비가 주춤하는 기류도 있다. 또 다른 국민의힘 당협위원장은 “안 그래도 당선 가능성이 작은데 내년에 당협위원장까지 바뀔 수 있으니 후보들이 불안해하는 분위기”라고 했다. 수도권의 한 의원은 지도부에 “당무감사 이후 당협위원장 교체 규모를 최소화해달라”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한다.
기획단은 내부 불안을 최소화할 방안도 고심하고 있다. 기획단은 이르면 다음주부터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 등을 만나 경선 규칙에 관한 의견을 청취할 계획이다. 기획단 관계자는 “후보를 최대한 빨리 정하되 최대한 민주적인 절차를 거쳐 경선 규칙의 틀을 짤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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