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작아서 더 잘 팔린다, 불황 속 뜨는 ‘미니 화장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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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브영 종로1가점에 진열된 일반 용량과 미니 용량 틴트 제품. 노유림 기자
3일 오후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올리브영 종로1가점. 빼곡하게 진열된 화장품 매대 앞 ‘미니 사이즈’ 립스틱을 고르는 고객들이 눈에 띄었다. 일부 고객은 직원에게 미니 사이즈 제품이 있는지를 문의하기도 했다. 미니 립스틱 등을 구매한 임연지(25)씨는 “평소에 쓰던 제품이 아닌 새로운 색상이나 브랜드 제품을 구매할 때 크기가 작고 저렴한 미니 화장품을 구매한다”며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좋게 새로운 화장품을 써볼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초소형으로 나오는 미니 화장품(쁘띠 화장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고물가와 내수 침체가 이어지며 ‘불황형 소비’가 확산하고, 경험과 개성을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가 겹치면서다. 미니 화장품은 통상적으로 일반 제품의 절반이나 3분의 1 수준으로 용량을 줄이고 가격도 그만큼 낮게 책정한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각 뷰티 브랜드는 다양한 미니 화장품을 출시하고 있다. 화장품 브랜드 바닐라코는 정가 3만4000원의 30ml 파운데이션 제품을 14ml로 출시해 1만6000원으로 판매하고 있다. 릴리바이레드도 6g 정량인 립 틴트 제품을 2.5g 초소형으로 출시했다. 정량 립 틴트의 가격은 1만4000원이지만, 미니 제품의 정가는 8000원 수준이다.
패션·뷰티 플랫폼 에이블리 코퍼레이션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19일까지 에이블리 뷰티의 ‘미니 섀도우’ 키워드 검색량은 지난해 동기 대비 440% 증가했다. 판매 실적도 두드러졌다. 에이블리에 따르면 올해 3분기 화장품 브랜드 힌스의 미니 사이즈(2ml) 틴트 제품 중에는 직전 분기 대비 거래액이 1692% 증가한 품목도 있다. 카카오스타일이 운영하는 패션·뷰티 플랫폼 지그재그에서는 올해 1월 1일부터 10월 19일까지 미니 화장품과 관련한 검색량이 크게 늘었다. 지난해 대비 ‘미니 립스틱’은 817%, ‘미니 섀도우’는 390% 늘었고 ‘미니 블러셔’(1582%)나 ‘미니 향수’(1030%) 검색량도 대폭 늘었다. 같은 기간 무신사 뷰티에서도 ‘소용량 뷰티’ ‘키링 틴트’ 검색량이 각각 245%, 1200% 늘었다.
김주덕 성신여대 뷰티산업학과 교수는 “젊은 세대는 유행을 빠르게 좇으면서 경기 침체 속 합리적 소비를 추구하는 성향이 짙다”라며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용량도 작은 화장품을 여럿 구매해 다양한 경험을 하려는 게 최근 K-뷰티 소비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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