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국유지 싸게 팔아요” 15명에게 1억4000만원 사기친 캠코 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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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직원이 부동산 투자 모임 회원들에게 ‘국유지를 싼값에 판다’고 속이고 1억원이 넘는 돈을 가로챘다는 고소장이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전북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3일 “사기 혐의로 캠코 전북지역본부 직원 A씨(30대)를 입건했다”며 “A씨가 잠적해 행방을 쫓는 중”이라고 밝혔다.
A씨는 지난 3월부터 8월까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부동산 투자 관련 오픈 채팅방에서 활동하며, 온·오프라인 모임에서 알게 된 B씨 등 15명으로부터 “국유 재산을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살 수 있다”고 꼬드겨 총 1억40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캠코는 기획재정부 소관의 모든 국유 일반 재산에 대한 관리·처분 업무를 하는 준정부기관이다.
경찰 등에 따르면 2018년 캠코에 입사한 A씨는 국유 재산 관리 부서 소속 공무직(무기계약직 근로자)이다. A씨는 피해자들에게 이른바 ‘물건 리스트’를 보여주며 “토지 이용료를 내면 5년 뒤 시세보다 싸게 국유지를 우선 매수할 수 있는 권리를 주겠다”고 속였다. 물건 리스트엔 전북 전주·완주 일대 임야·농지 18필지, 2만4000㎡ 규모 국유지 목록이 담겼다. A씨는 본인 명함을 보여주고, 캠코 전북본부(전주시 금암동)로 불러 안심시킨 뒤 가짜 계약서를 작성하고 토지 이용료를 받았다는 게 피해자들 주장이다.
피해자 B씨가 지난 6월 11일 A씨와 주고받은 SNS 메시지에 따르면 A씨는 이날 오후 5시 32분쯤 본인 명의 계좌 번호와 함께 “올라오셔서 재직 확인하시고 보내주십쇼”라고 보냈다. 이후 두 사람은 “네 지금 올라갑니다”(B씨), “입금되면 문자 주세요. 얼른 퇴근하고 이야기 더 하시죠”(A씨) 같은 대화를 이어갔다. B씨가 오후 6시쯤 A씨 계좌로 1587만4000원을 보내기까지 30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경찰은 지난 8월 12일 피해자들의 고소로 수사에 착수한 뒤 사건 경위와 피해 규모, 공범 여부 등을 조사 중이다. 수사망이 좁혀 오자 A씨는 종적을 감췄고, 캠코 측은 지난달 31일 A씨를 면직 처리했다. 캠코 측은 “국민에게 피해가 발생하고, 공사 명예가 실추돼 유감”이라면서도 “이번 사기 범행은 A씨의 업무 범위를 벗어나는 지극히 개인적인 일탈 행위”라고 밝혔다. 이어 “비위 행위에 따른 국유 재산 피해는 없다”며 “이런 사안이 발생하지 않도록 직원 교육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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