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꿈의 암 치료’ 중입자 이어 양성자도 추진...부산 암치료 특화도시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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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기장군에 있는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전경. 사진 동남권원자력의학원
부산이 비수도권 지역의 암 환자들을 위한 ‘암 치료 특화도시’로의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오는 2027년 부산 기장군에 중입자 치료를 할 수 있는 서울대병원 기장암센터가 들어설 예정인 가운데 또 다른 치료 기술인 양성자 치료센터도 함께 추진하면서다.
4일 부산시 등에 따르면 지난 3일 부산 해운대에 있는 호텔 그랜드 조선 부산에서 부산시와 기장군, 동남권원자력의학원, 부산과학기술고등교육진흥원(BISTEP)이 ‘동남권 첨단 암 치료 특화도시 조성을 위한 양성자 치료센터 구축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수도권에 집중된 암 치료 기반 시설의 한계를 극복하고 지역 암 치료체계를 구축하자는 내용이다.
이번 협약을 통해 4개 기관은 앞으로 양성자치료센터 구축 사업 추진, 지역 완결적 암 치료 체계 확립, 소아·난치암 등 맞춤형 암 치료 기반 구축, 지역 내 일자리 창출 및 경제 활성화 협력에 공동으로 힘을 쏟기로 했다.
방사선 등 기존 암 치료는 치료 과정에 정상 세포나 조직이 함께 손상되는 경우가 많은데 중입자 치료나 양성자 치료는 이에 비해 상대적으로 정상 세포나 조직의 피해가 작다는 것이 부산시 등의 설명이다. 특히 양성자 치료는 중입자 치료보다 더욱 정밀하게 암세포만을 공격할 수 있어 환자들 사이에서는 중성자 치료와 함께 ‘꿈의 암 치료’로 불리기도 한다. 중입자 치료는 난치성·재발성 고형암(췌장암·육종·두경부암 등) 치료에 주로 적용되고, 양성자 치료는 소아암이나 뇌종양, 안면부 종양 등 정상 조직 보호가 더욱 중요한 암에 적용된다는 것이 부산시 등의 설명이다. 현재 중입자 치료는 비급여, 양성자 치료는 급여 대상이어서 비용에서도 큰 차이가 난다.

국립암센터의 양성자치료기 모습. 사진 국립암센터

기존의 방사선 치료는 암 덩어리 뒤편의 정상세포에도 방사선이 조사되는 반면 ( 왼쪽 ) 양성자 치료는 암 덩어리까지만 양성자 빔이 조사돼 ( 오른쪽 ) 뒤쪽 조직의 손상이 없다. [중앙 포토]
부산 기장군에 있는 동남권원자력의학원에 추진 예정인 양성자 치료센터는 암 치료뿐 아니라 첨단 치료기술 연구개발(R&D) 등에도 활용될 예정이다. 특히 의학원 바로 옆에 2027년 하반기에 문을 열 예정인 서울대병원 기장암센터(중입자 치료)와 연계하면 부산은 국내에서도 입자 치료의 중심지로 부각될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양성자 치료센터는 국립암센터(경기도 고양)와 삼성서울병원(서울) 등 2곳에 있고, 중입자치료센터는 연세 세브란스병원(서울) 1곳으로 모두 수도권에 있다.
부산시는 2032년까지 양성자 치료센터를 구축하겠다는 목표지만 2500억원 정도의 예산이 필요해 앞으로 예산확보 등이 해결해야 할 과제다.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중입자치료센터에서 홍채선 방사선종양학과 교수가 중입자 치료기를 설명하고 있다. 이우림 기자.
박동석 부산시 첨단산업국장은 “국내 양성자 치료가 필요한 환자가 방사선 치료 대상자 8만명 중 약 10%인 8000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지만, 현재 수도권 2개 병원에서 연간 치료가 가능한 인원이 1500명뿐이어서 사실상 치료를 받고 싶어도 제때 받지 못하는 환자가 더 많다”면서 “부산의 경우만 해도 하루 150명의 암 등 중증 질환자가 치료를 위해 서울 대형병원을 찾아가는 지역의 현실을 고려할 때 중입자 치료센터에 이어 양성자 치료센터까지 부산에 들어서면 지역 환자들의 암 치료는 물론 우리나라 암 치료 특화도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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