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평화롭게→지옥처럼”…트럼프 발언 짜깁기 보도했다는 BBC 내부 폭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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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런던 BBC방송 본사 앞 전경. AP=연합뉴스
영국 BBC방송이 지난해 미 대선 기간 동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의도적으로 왜곡 보도했다는 내부 고발 보고서가 공개됐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3일(현지시간) 지난해 미 대선 기간 BBC가 반(反)트럼프 편향을 보인 사례가 나열된 내부 고발 보고서를 입수해 보도했다. 총 19쪽 분량의 해당 보고서는 BBC 전직 편집 지침 및 표준 위원회(Editorial Guidelines and Standards Committe) 외부 자문위원 마이클 프레스콧이 작성했다.
보고서는 대표적인 사례로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을 짜깁기해 트럼프 대통령이 2021년 미 의사당 난입 사태를 과격한 말로 부추긴 것처럼 보도한 것을 꼽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 대선 일주일을 앞두고 방송된 BBC 탐사보도 프로그램 ‘파노라마’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자들에게 “지옥처럼 싸우자”(Fight like hell)라며 함께 의사당으로 걸어가겠다고 말한 것처럼 편집해 시청자를 오도했다.
그러나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평화롭고 애국적인 방식으로 여러분의 목소리를 들리게 하자”(to peacefully and patriotically make your voices heard)라고 말했다. “지옥처럼 싸우자”는 내용은 이같은 트럼프 대통령의 실제 발언이 있고 약 54분이 지난 시점에 트럼프 대통령이 부정 선거를 언급하는 대목에서 나왔다. 보고서는 BBC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세 부분을 이어붙여 하나의 문장처럼 들리게 편집했다고 지적했다.

2021년 1월 6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지지자들이 미 의사당 건물로 난입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짜깁기 된 또 다른 사례로 보고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리즈 체니 전 연방하원의원을 향해 “총으로 쏘자”며 위협했다는 보도를 들었다. 체니 전 의원은 미국 공화당 내 대표적인 반트럼프 인사다. 보고서에 따르면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인명 피해를 고려하지 않고 군대를 파병하는 정치인들을 비판하는 맥락에서 관련 내용을 언급했다. 그러나 BBC는 이를 오독해 마치 트럼프 대통령이 체니 전 의원을 위협한 것처럼 보도했다고 보고서는 짚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BBC는 ‘단일 여론조사에 과도한 비중을 두지 않는다’는 내부 지침을 무시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상대 후보였던 카멀라 해리스 전 부통령에게 유리한 여론조사 결과를 과도하게 보도했다. 아울러 보고서는 BBC가 미 대선 유세 기간에 해리스 전 부통령이 비중을 둔 낙태권, 여성 권리 등 이슈를 지나치게 강조한 반면경제, 이민, 고용 이슈가 상대적으로 소홀히 다뤄진 점도 지적했다.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는 X(옛 트위터)에 “영국의 가짜 뉴스 기자들은 미국 기자들만큼이나 부정직하고 헛소리만 늘어놓는다”고 썼다. 애비게일 잭슨 백악관 대변인은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노골적인 거짓말 등으로 인해 기존 매체에 대한 신뢰도는 사상 최저 수준”이라며 “많은 미국인들이 뉴스를 얻기 위해 대안 매체에 의존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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