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팔레스타인 수감자 학대 영상 공개한 이스라엘 장군 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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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현지시간) 경찰에 체포된 이파트 토메르예루샬미 전 이스라엘군 군사법무감. AP=연합뉴스
이스라엘군의 최고 법무 책임자가 경찰에 체포됐다. 팔레스타인 수감자를 학대하는 정황이 담긴 영상 유출을 승인했다는 이유에서다.
이스라엘 경찰은 3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 군사법무감이었던 이파트 토메르예루샬미 소장을 체포했다. 혐의는 권한 남용과 사법 방해, 공무 정보 누설이다. 토메르예루샬미 소장은 지난해 8월 공개된 이스라엘 병사들의 팔레스타인 수감자 학대 정황 동영상 유출을 승인한 것에 대한 책임을 지고 지난달 31일 법무감을 사임했다. 하지만 우파진영의 반발은 계속되는 가운데 경찰이 체포에 나섰다.
문제의 영상은 지난해 7월 이스라엘 남부 스데테이만 군 수용소에서 촬영된 것으로 한 달 뒤 이스라엘 채널12 방송에서 방영됐다. 영상에선 이스라엘군 병사들이 폭동 진압 방패로 가린 상태에서 바닥에 엎드린 팔레스타인 수감자 1명을 구타하고 날카로운 물체로 직장을 찔러대는 장면이 담겼다.
이 수감자는 갈비뼈 골절, 폐 천공, 항문과 직장 손상 등 심각한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았다. 사건이 벌어진 직후 토메르예루살미 소장이 고문 의혹에 대한 조사를 개시했고, 해당 행위에 가담했다고 지목된 5명의 군인이 학대와 신체손상 혐의로 기소됐다.

지난해 7월 이스라엘 스데테이만 군 수용소 앞에서 이스라엘 우익 시위자들이 이스라엘 국기를 들고 이스라엘군의 팔레스타인 수감자 학대 혐의 조사를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에 이스라엘 우파 진영에선 ‘군인을 범죄자 취급해서는 안 된다’며 조사를 중단하라는 시위가 벌어졌다. 시위대가 군기지에 무단 침입을 시도하는 일이 벌어지는 등 논란이 커지자, 토메르예루살미 소장은 반발 여론을 잠재우려는 차원에서 언론을 통한 동영상 공개를 승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지난달 31일 편지로 “스데테이만 사건 수사 결정 이후 우리가 자국군보다 테러리스트를 우대한다는 심각한 주장이 제기됐다”며 “군 법 집행기관에 대한 허위 선전 시도를 막기 위해서 언론에 영상 배포를 승인했다”고 말했다. 팔레스타인 수감자에 대한 학대 주장이 나올 때마다 사실이 조작됐다고 맞서는 극우 세력의 선동을 반박하려는 행동이었단 설명이다.
토메르예루살미 소장은 “수감자에 대한 폭력 행위에 대한 합당한 의심이 있을 때마다 수사하는 것이 우리의 의무”라고 말하면서 영상이 공개된 것에는 책임을 지고 군법무감에서 사임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후에도 이스라엘 정부 인사와 극우 정치인들은 토메르예루살미 소장이 국가의 위상을 손상한 ‘반역자’란 주장을 펼쳤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지난 2일 “스데테이만 사건이 이스라엘과 이스라엘군의 이미지에 엄청난 손상을 초래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카츠 국방장관도 “이스라엘 군인에 대한 중상모략을 퍼뜨리는 자는 군복을 입을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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