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I 개발사인 오픈AI의 영리 법인 전환 문제를 놓고 대립하고 있는 오픈AI 최고경영자(CEO) 샘 올트먼(왼쪽)과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 AFP=연합뉴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와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또다시 공개 설전을 벌였다. 테슬라의 신차 출시 지연에 올트먼이 조롱성 게시물을 올리자, 머스크가 오픈AI의 영리 법인 전환 문제를 거론하며 반격에 나선 것이다.

두 사람의 악연은 2015년 공동 설립한 오픈AI에서 비롯됐다. 머스크는 2018년 이사회에서 물러난 뒤 올트먼이 오픈AI를 비영리에서 영리 법인으로 전환했다며 지속해서 비판해왔다.

이번 논쟁은 올트먼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X(옛 트위터)에 올린 게시물에서 시작됐다. 그는 2018년 테슬라의 전기 스포츠카 ‘로드스터’를 예약하며 납입한 보증금 4만5000달러 환불 요청 이메일이 반송된 사실을 공개했다. 올트먼은 “이 차를 정말 기대했지만 7년 넘게 기다리기엔 너무 긴 시간이었다”며 “테슬라의 출시 지연을 이해하지만, 인내심에도 한계가 있다”고 적었다.

테슬라는 2017년 로드스터 2세대를 공개하며 2020년 출시를 예고했지만, 공급망 문제 등으로 출시가 계속 늦춰지고 있다. 이에 머스크는 해당 게시물에 “당신은 환불을 이미 24시간 안에 받았다는 사실은 언급하지 않았다. 그게 바로 당신의 본성”이라며 “당신은 비영리 단체를 훔쳤다”고 주장했다.

머스크의 발언은 오픈AI가 비영리 연구기관에서 영리법인(PBC·공익법인)으로 전환한 것을 겨냥한 것이다. 그는 “올트먼이 투자자와의 약속을 어기고 돈벌이에 나섰다”며 올해 초 오픈AI와 올트먼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사진 SNS 캡처

이에 올트먼은 “당신이 버려둔 오픈AI를 세계 최대의 비영리 단체로 성장시켰다”며 “지금의 기업 구조가 그 일을 가능하게 했다. 당신도 그걸 잘 알지 않느냐”고 반박했다. 이어 “당신은 과거 테슬라가 오픈AI를 인수하길 원했지만, 비영리 취지에 맞지 않았다”며 “이제 당신에게도 훌륭한 AI 회사(xAI)가 있고, 우리에게도 있다. 그만 싸우고 앞으로 나아가자”고 맞받았다.

머스크는 2015년 오픈AI 설립 당시 초기 투자자로 참여했으나, 2018년 이사회에서 사임하고 지분도 모두 처분했다. 이후 오픈AI가 챗GPT로 세계적인 성공을 거두자 “비영리 원칙을 버리고 마이크로소프트(MS)의 이익을 위한 폐쇄형 기업으로 변질됐다”고 비난해왔다.

두 사람의 설전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8월에도 머스크가 “애플이 오픈AI에는 특혜를 주고 X에는 차별한다”고 주장하자, 올트먼이 “머스크가 X 알고리즘을 조작해 자신에게 유리하게 만든다”고 반격하며 온라인상에서 신경전을 벌인 바 있다.

양측의 법적 분쟁은 내년 3월 미국에서 배심원 재판으로 이어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