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무대 위 9000송이 카네이션…‘피나 바우쉬’ 대표작 25년만에 한국 무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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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용가 피나 바우쉬(1940~2009)는 무용을 넘어 20세기 공연 예술의 흐름을 바꿨다고 평가 받는다. 무용과 연극의 경계를 허문 그는 ‘탄츠테아터’(Tanztheater)라는 새로운 장르를 낳았다. 춤(Tanz)의 추상과 연극(Theater)의 서사가 결합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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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나 바우쉬의 대표작 '카네이션' 공연 장면. 사진 LG아트센터

‘카네이션’은 피나 바우쉬에게 세계적인 명성을 안겨준 대표작이다. 이 작품은 1982년 독일에서 초연됐고 한국에선 2000년 LG아트센터 개관작으로 처음 무대에 올랐다. 그리고 올해 25년 만에 다시 한국 관객을 찾는다. 이달 6~9일 LG아트센터 서울, 14~15일 세종예술의전당에서 공연한다.

4일 서울 마곡동 LG아트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독일 무용단 ‘탄츠테아터 부퍼탈 피나 바우쉬’의 예술감독 및 운영총괄 다니엘 지크하우스는 “이번 공연에는 특히 젊은 무용수들이 무대에 오르기 때문에, 그들만의 이해와 접근법이 무대에 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카네이션’은 제목대로 9000송이의 분홍빛 카네이션으로 뒤덮인 무대에서 무용수들이 공연을 펼친다. 카네이션을 짓밟으며 행진하거나 쓰러지는 장면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아름다움과 폭력이 공존하는 인간 사회를 무대 위에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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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서울 마곡동 LG아트센터에서 열린 피나 바우쉬의 '카네이션' 기자간담회 참석자 모습. 다니엘 지크하우스 ‘탄츠테아터 부퍼탈 피나 바우쉬’ 예술감독, 에드워드 폴 마르티네스 리허설 디렉터, 김나영 리허설 어시스턴트, 이현정 LG아트센터장. 사진 LG아트센터

이번 공연은 LG아트센터와 피나 바우쉬 및 무용 단체 ‘탄츠테아터 부퍼탈 피나 바우쉬’가 함께 쌓은 25년의 역사를 기념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지난 2000년 피나 바우쉬는 LG아트센터 측에 새롭게 문을 연 공연장에 희망을 줄 수 있을 것이라며 ‘카네이션’을 개관 기념작으로 추천했다고 한다. 이후 피나 바우쉬는 LG아트센터에서 ‘봄의 제전’, ‘카페 뮐러’ 등 모두 8편의 작품을 선보였다. 2005년에는 LG아트센터 5주년을 기념해 한국을 소재로 한 작품 ‘러프 컷(Rough Cut)’을 제작하기도 했다.

이현정 LG아트센터장은 “공연한지 25년이 지났지만 ‘카네이션’을 보고 싶다는 젊은 관객의 요청이 많았다”며 “새로운 무용수가 작품에 출연하기 때문에 피나 바우쉬의 작품이 계승되는 방식을 나누는 것이 의미 있다고 판단해 재공연을 결정했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작품에 출연하는 무용수 19명 중 안드레이 베진과 아이다 바이네리는 2000년 한국 초연에 이어 이번 공연에도 무대에 오른다. 1996년 입단해 역시 2000년 한국 무대에 섰던 김나영은 이번 내한 공연에서 리허설 어시스턴트로 후배 무용수를 지도한다. 김나영은 “처음 카네이션이 무대 위에 있는 것이 혼란스러웠고, 무대에서 무용수들이 저마다 다른 행동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라며 카네이션 공연을 처음 접했던 당시의 충격을 회고했다.

‘탄츠테아터 부퍼탈 피나 바우쉬’는 지난 1973년 피나 바우쉬가 부퍼탈 시립극장 발레단 예술감독으로 취임하며 단체명을 현재 이름으로 바꾼 뒤 모두 44편의 작품을 발표하며 세계 공연계에서 독창성을 인정받고 있다. 다니엘 지크하우스 예술감독은 “피나 바우쉬의 정신을 공유하는 무용수들과 함께 그녀의 작품 세계를 이어가려는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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