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머신러닝 기술 있다’…151억원 가로챈 투자 리딩방 사기 조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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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신러닝 기술이 있다’며 속이고 주식전문가를 사칭해 투자 리딩방 사기 행각을 벌여 151억원을 가로챈 일당 47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북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2대는 사기, 자본시장법 위반, 범죄단체조직 등 혐의로 투자리딩 조직의 30대 총책 A씨와 30대 사내이사 B씨 등 2명을 구속해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고 6일 밝혔다. 또 조직원 45명은 불구속 상태로 송치했다.

이들은 2023년 1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합법적인 투자자문 업체로 속여 서비스 제공 명목으로 피해자 2200여명에게 총 151억원을 투자받아 챙긴 혐의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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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투자리딩방 거점을 압수수색하고 있다. 사진 경기북부경찰청

A씨 등 일당은 서울과 수도권 일대에서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며 “빅데이터 패턴을 분석한 머신러닝으로 성공적인 투자가 가능하다” “10년 이상 경력의 자산관리 전문가가 맞춤 포트폴리오를 제공한다”는 등 허위 광고로 투자자들을 모집했다.

합법 투자자문 가장해 유튜브로 2200여명 모집  

이들은 금융감독원 허가를 받은 합법적 투자자문 업체라고 홍보했으나 실제로는 자본시장법상 유사투자자문업체에 불과했다. 현행법상 유사투자자문업체는 불특정 다수에게 간행물·통신 등을 통해 일반적인 조언만 제공할 수 있으며, 개별 투자자와 1대 1로 상담하거나 매수·매도 시점을 직접 권유하는 것은 금지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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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 허가업체로 가장해 허위 홍보. 사진 경기북부경찰청

이들이 추천한 종목은 무작위로 선정한 것이었다. 이들은 실제 투자 종목과 목표가가 공시된 기업정보를 짜깁기해 만든 허위 분석 보고서를 작성해 투자자들을 속였다. 일당이 내세운 머신러닝 분석 기술이나 자산관리 전문가는 존재하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리딩방 가입비 명목으로 건당 최소 수십만원에서, 많게는 수백만 원까지 여러 차례 돈을 받아 챙겼다. 피해자에게 손실이 발생하면 “VIP 리딩 서비스에 가입하면 원금 회복이 가능하다”며 추가 투자 자문 비용을 받아내는 방식으로 범행을 확대했다. 조직은 서울·경기 일대에 다수의 사무소를 두고 팀별 경쟁 구조를 만들어 실적에 따라 범죄수익을 분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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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사원-피해자 카가오톡 대화(재구성). 그래픽 경기북부경찰청

총책인 대표이사 등 4명은 과거 다른 불법 리딩업체 C사의 영업사원으로 일하면서 서로 알게 된 사이로, C사의 불법행위가 발각되며 문을 닫게 되자 직접 회사를 설립, 더 큰 이익을 보려고 범행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전국에서 접수된 관련 사건 42건을 병합 수사해 장기간 압수 수색하는 등 수사를 벌이며 조직원 전원을 검거했다. 이들은 범행 과정에서 “경기북부경찰청이라고 연락이 오면 보이스피싱이니 받지 말라”고 피해자들에게 공지하는 등 수사를 방해하기도 했다. 일부 피해자는 자신이 사기를 당한 사실조차 인식하지 못한 상태였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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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리딩방 운영 조직도. 그래픽 경기북부경찰청

경찰은 이들이 차명으로 은닉한 범죄수익 58억원을 찾아내 기소 전 몰수추징보전 조치를 하고, 추가 피해 여부를 수사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SNS나 유튜브를 통해 고수익이나 손실 보전을 내세운 투자 권유는 신종 사기 수법일 가능성이 크다”며 “투자자문사를 이용할 때는 금융감독원 홈페이지에서 정식 등록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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