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민생' 심판 받고도…트럼프, 자화자찬하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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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당선 1년만에 진행된 전날 뉴욕시장 및 버지니아·뉴저지 주지사 선거에서 공화당이 전패한 것과 관련 “미국을 공산화하려는 민주당의 시도”라며 이념공세를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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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현지시간 5일 마이애미에서 열린 미국 비즈니스 포럼에서 자신의 경제성과를 자화자찬하는 내용의 연설을 마친 뒤 무대에서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있다. AP=연합뉴스

또 최장기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는 셧다운(연방정부 일부 기능 정지) 사태가 선거 패배의 원인으로 지적하면서도, 민주당과의 대화나 협치 대신 상원 표결 규칙을 변경하는 이른바 ‘핵옵션’을 통해 공화당 단독으로 예산안을 통과시킬 것을 촉구했다.

맘다니 ‘공산주의자’ 규정…“미국의 공산화 막아야”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열린 아메리카비즈니스포럼에 참석해 민주당 내 진보 세력을 상징하는 조란 맘다니의 뉴욕시장 당선을 언급하며 “민주당이 미국에 어떤 짓을 하고 싶어 하는지 알고 싶다면 그냥 어제 뉴욕 선거 결과를 보면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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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간 4일 뉴욕 시장에 당선된 조란 맘다니가 지지자들에게 손을 들어 호응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그러면서 “민주당은 이 나라 최대 도시 시장에 공산주의자를 앉혔다”며 “내가 수년간 경고했듯이 적들은 미국을 공산주의 쿠바, 사회주의 베네수엘라로 만들기로 작정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우리는 공산주의와 상식 사이에 선택해야 한다”며 “내가 백악관에 있는한 미국은 어떤 방식, 모양, 유형으로든 공상화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공개된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도 맘다니에 대한 불편한 감정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특히 맘다니가 당선 직후 자신을 향해 “우리 중 누구든 건드리려면 우리 모두를 상대해야 한 것”이라는 도발적 발언을 한 데 대해 “워싱턴을 존중해야 한다”며 자신이 연방 자금줄을 쥐고 있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에게 가는 많은 것들을 승인하는 사람이 나이기 때문에 그는 내게 친절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그는 성공할 가능성이 없다”고 말했다. 진행자가 ‘맘다니 시장에게 연락할 계획’인지를 묻자 ”(맘다니가) 우리에게 연락해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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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현지시간 5일 마이애미 카세야 센터에서 열린 미국 비즈니스 포럼에서 연설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트럼프는 그간 맘다니를 “100% 공산주의 미치광이”라고 칭하며 맘다니가 시장에 당선되면 뉴욕에 대한 자금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위협해왔다. 실제 백악관은 지난달 뉴욕 교통 프로젝트에 대한 수십억 달러의 자금을 동결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핵옵션’ 주문한 트럼프…“민주당은 가미카제 조종사”

트럼프 대통령은 맘다니 당선인을 향한 노골적 이념공세를 민주당 전체로 확대하며 상·하원 모두 다수를 점한 공화당의 단독 예산안 처리를 강하게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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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케이시아 센터 아레나에서 열린 '미국 비즈니스 포럼 마이애미'에 참석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그는 이날 오전 백악관에서 공화당 상원의원과 가진 조찬 연설에서 “전문가들의 분석을 보면 이번 셧다운이 공화당에 쿠게 부정적 요소로 작용했다”며 “이제 공화당이 할 일을 해야 할 때다. 필리버스터를 끝내야 한다”고 여러차례 요구했다.

이날로 셧다운 사태는 36일째를 넘어섰다. 지금까지 임시 예산안에 대한 14번째 표결이 이뤄졌지만 매번 정족수인 60표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공화당이 상원의원 100석 중 53석을 확보하고 있지만 민주당의 도움 없이는 예산안은 처리될 수 없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의사규칙 변경을 통해 필리버스터 종결 투표의 의결정족수부터 단순 과반으로 낮추는 ‘핵옵션’ 시행을 촉구하고 있다. 이러한 조치는 상원의 오랜 협치 문화를 사실상 무시하겠다는 정치적 의미를 지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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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간 5일 워싱턴 내셔널몰에서 열린 '트럼프는 지금 당장 물러나라' 집회에서 시위대가 미국 국회의사당을 향해 행진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이러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이날 연설에서 “그들은 일본의 가미카제 조종사 같다. 필요하다면 나라까지 무너뜨릴 것”이라며 셧다운의 책임과 핵옵션 시행의 불가피성의 원인을 모두 민주당에게 떠넘겼다.

“바이든 이긴 경제 포퓰리즘 사라졌다”

이념공세를 강화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백악관 관계자는 폴리티코에 “비용을 낮추고 더 많은 돈을 돌려주겠다는 공약으로 (1년전) 대선에서 승리했는데 사람들은 그런 것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며 “국민들은 대통령이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생각한 것”이라고 전했다.

공화당 내부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국내 민생 문제보다 외교와 전쟁 이슈에 집중한다는 비판이 꾸준히 나왔다. 공화당 마조리 테일러 그린 하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2024년 대선 승리를 도운 경제 포퓰리즘에서 너무 멀어지고 있다”고 거듭 경고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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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현지시간 5일 마이애미에서 열린 미국 비즈니스 포럼에서 연설을 마친 뒤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 도착해 '비스트'로 불리는 전용 리무진에 탑승하는 모습. AP=연합뉴스

실제 지난 2일 공개된 NBC의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응답자는 34%에 그쳤다. 반면 과반인 52%는 민주당을 비난하는 트럼프의 주장과 반대로 셧다운의 책임이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에 있다고 답했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당선 1주년 행사에서 상승세를 기록한 증시, 임금 상승, 미국인 근로자들의 일자리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며 “지금은 미국의 황금기”라고 자화자찬했다.

다만 제임스 블레어 백악관 부비서실장은 폴리티코에 “새해가 다가오면서 대통령이 생활비 문제를 더 많이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며 내년 중간선거를 앞두고 민생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변경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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