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지인 능욕해줄게" 유인 뒤 알몸각서…'참교육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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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300여명을 협박해 성착취물을 제작한 뒤 이를 유포하거나 판매한 혐의를 받는 20대 남성이 구속됐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범죄단체조직, 공동공갈·강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 A씨(21)를 구속했다고 7일 밝혔다.

경찰은 '참교육단'이 딥페이크 영상 의뢰를 빌미로 피해자들에게 알몸 각서를 받아내거나 반성문을 쓰게 했다고 밝혔다. 사진 서울경찰청
“지인능욕 사진 합성해 주겠다”며 유인
A씨는 2020년 7월쯤 B씨, C(35)씨와 함께 텔레그램에서 ‘수사국’, ‘정보국’, ‘사무국’으로 구성된 ‘참교육단’이라는 사이버 범죄단체를 결성한 뒤, 2021년 3월까지 피해자 342명에게 접근해 성착취물을 제작해 유포하고 판매까지 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이들이 X(옛 트위터)에 ‘지인능욕 사진을 합성해 주겠다’며 피해자들을 유인한 뒤 “지인능욕을 의뢰한 사실을 지인들에게 알리겠다”며 협박해 알몸각서를 요구하거나 반성문을 작성하라고 강요하고, 일부는 조직원으로 포섭해 범행하도록 만들었다고 보고 있다.
이들은 2020년 조주빈의 ‘박사방(N번방) 사건’ 이후 등장한 ‘주홍글씨’, ‘디지털교도소’ 등에서 중간관리자로 활동하다가 이를 모방해 이런 단체를 만든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의 범행은 2021년 수괴 C씨와 조직원 63명이 경찰에 검거된 뒤 멈췄지만, 당시 A씨와 B씨는 잡히지 않았다. 경찰은 2023년 11월부터 ‘자경단(목사방) 사건’을 수사하다가 사건의 유사점을 발견, 국제공조 등을 통해 수괴 중 1명인 지난달 19일 A를 검거해 같은 달 23일 구속했다.

텔레그램 이용 범죄단체 '참교육단'의 구조도. 사진 서울경찰청
경찰은 지난해 11월 1일부터 지난달 31일까지 ‘25년 사이버성폭력 집중단속’을 통해 ‘참교육단’의 수괴 1명 등 사이버 성폭력 사건 375건의 사범 418명을 검거하고, 이중 28명을 구속했다.
경찰이 검거한 사이버 성폭력 범죄 375건 중엔 아동·청소년에 대한 성착취물 제작·소지 등이 133건(35%)으로 가장 많았고, 허위영상물 95건(25%), 불법촬영물 83건(22%) 순서로 뒤를 이었다. 이들 가운데에는 아동·청소년 피해자 20여명을 대상으로 ‘금전을 제공하겠다’며 나체사진과 동영상을 제공받는 등의 방법을 통해 성착취물 1439개를 제작 또는 유포, 판매하고 이를 이용해 협박까지 한 남성도 있었다. 이 남성 역시 경찰에 의해 구속됐다.

사이버 성폭력 집중 단속 기간 검거 현황. 사진 서울경찰청
AI로 허위영상물 제작해 유포
AI로 제작한 허위영상물을 이용한 사이버 성범죄도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해 1월 24일부터 31일까지 텔레그램 ‘국내야구갤러리대화방’을 운영하며 고등학생과 성년 피해자 7명을 대상으로 허위영상물 26개를 제작한 뒤 유포한 남성 피의자 5명이 이번 단속 기간에 구속됐다. 또 텔레그램 내에서 ‘딥페이크 봇’을 홍보하며 가상화폐를 통해 제작을 의뢰하는 등 AI를 이용해 허위영상물을 제작한 피의자 25명이 검거되기도 했다.
경찰은 사이버 성폭력에 대해 무관용 원칙으로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사이버 성폭력은 한 가족의 삶을 파괴하는 사회적·인격적 살인행위에 해당하는 범죄”라며 “제작·유포한 사람뿐만 아니라 이를 소지하거나 시청하는 행위도 중대한 범죄로 간주해 끝까지 추적해 검거하겠다”고 했다. 이어 “최근 AI 기술의 발달로 피해자들이 손쉽게 범행에 노출돼 사이버 성폭력 범죄 피해자의 연령이 하향화하고 있다”며 “다양한 형태로 변화하는 사이버 성폭력 범죄에 대해 지속적 모니터링과 빅데이터 분석 등을 통해 신속히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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