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보안에 380억 쏟고도 털린 루브르, 보안 비밀번호 알고보니 황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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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7일 루브르 박물관을 순찰하는 무장 경찰들. 로이터=연합뉴스

세계 최대 미술관으로 꼽히는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이 아마추어 절도범에게 1500억 원 규모의 왕실 보석을 도난당한 가운데, 내부 보안 비밀번호가 ‘Louvre(루브르)’였던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루브르 박물관의 보안 영상 시스템 비밀번호가 지나치게 단순한 ‘Louvre’였으며, 방위산업체 탈레스(Thales)에 위탁된 또 다른 보안시스템의 비밀번호는 ‘Thales’였다고 보도했다. 이 사실은 익명을 요구한 한 루브르 직원이 프랑스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밝히면서 알려졌다.

게다가 일부 보안 설비는 아직까지도 마이크로소프트가 10여 년 전 기술 지원을 종료한 윈도2000과 윈도서버2003 운영체제를 사용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전문가들은 이미 2014년부터 보안 비밀번호의 단순함과 시스템 노후화를 경고했지만, 루브르 측은 이를 무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프랑스 감사원이 2018년부터 2024년까지 진행한 운영 감사 결과에 따르면, 루브르는 작품 구입에 1억500만 유로(약 1500억 원), 전시 공간 리모델링에 6350만 유로(약 920억 원)를 쓴 반면, 보안 및 유지보수에는 2670만 유로(약 380억 원)만 투입했다. 화재 대응 기본계획은 2004년 수립 이후 여전히 완료되지 않았으며, 전시실 내 감시카메라 설치율은 지난해 기준 39%에 불과했다.

감사 결과는 절도 사건 이전에 나온 것이지만, 이번 사건으로 루브르의 보안 부실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라시다 다티 문화장관은 로랑스 데카르 루브르 박물관장에게 7일 임시이사회를 소집하도록 지시했다. 회의에서는 새로운 보안 부서 창설과 침입 방지 시스템 개선 등이 논의될 예정이다.

피에르 모스코비시 감사원장은 “보석 도난 사건은 의심할 여지 없는 경고 신호”라며 “박물관 운영 전반에 대한 근본적 점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현재 절도 용의자 4명이 체포됐지만, 도난당한 보석은 아직 회수되지 않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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