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동물도 그러니까 자연스럽다? 자연에서 답을 찾는 게 오류인 까닭[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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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표지

자연스럽다는 말
이수지 지음
사이언스북스

인간은 종종 자연에서 답을 찾으려 한다. 이를테면 동물에서 이런저런 행동이 발견되니, 인간의 유사한 행동도 '자연스럽다'고 하는 식이다. 마찬가지 방식으로 '자연스럽지 않다'고도 한다. 동성애는 자연의 이치에서 벗어난다고 보는 시각도 그렇다. 한데 이 책이 소개하듯, 동성 간의 다양한 성적인 행동은 1000여 종 넘는 동물에서 관찰됐다고 한다. 이에 근거하면 동성애는 '자연스럽다'는 시각이 맞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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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콩고의 보노보들이 휴식을 취하며 사교활동을 하는 모습. AP=연합뉴스

진화 인류학자인 지은이는 두 시각 모두 '자연주의의 오류'(또는 '자연에 호소하는 오류')라고 지적한다. 존재와 그 가치는 별개이고, 인간은 가치 판단을 투사해 주의를 기울이는 확증 편향이 있음에도, 자연의 존재에서 가치가 도출되는 양 생각하는 것이 오류라는 얘기다.

자연은 좋고 인공은 좋지 않다는 이분법, 진화와 진보의 동일시 등에 대해서도 지은이는 그 문제와 양상을 예리하게 지적한다. 책에는 피임, 백신, 출산, 양육, 인구 등 여러 사회적 이슈에 대한 지은이의 상대적으로 새로운 접근이 여러 분야의 연구 및 사례와 함께 펼쳐져 흥미를 더한다. '자연' '본능' '진화' 같은 말을 편한 대로 남용·오용하는 세태에 지친 독자에게 반가운 해독제가 될법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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