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롯데 마무리캠프도 ‘악’ 소리 난다…“선수들 말수가 줄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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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미야자키에서 진행 중인 롯데 마무리캠프. 올 시즌 실패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각오로 중무장했다. 사진 롯데 자이언츠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는 올 시즌 온탕과 냉탕을 오갔다. 전반기까지 3위를 달리면서 8년 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눈앞으로 뒀지만, 후반기 들어 장기 연패가 잦아지면서 7위로 내려앉았다.

찬사로 시작해 비판으로 끝난 올 시즌. 김태형(58)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와 선수단이 느낀 정신적 데미지도 상당했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 2일 시작한 일본 미야자키 마무리훈련은 적잖은 무게감을 지닌다. 김 감독의 계약기간이 어느새 마지막까지 다다른 지금, 내년에는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정신적 중무장’으로 선수들이 밤낮으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이번 롯데 마무리캠프의 주장은 외야수 김동혁(25)이 맡았다. 아직 베테랑급은 아니지만, 고참과 신예 사이에서 가교 노릇을 하라는 의미로 코칭스태프와 선수단이 큰 이견 없이 주장으로 발탁했다.

지난해와 올해 2군에서만 주장을 맡았던 김동혁도 이번 마무리훈련의 의미를 잘 알고 있다. 김동혁은 “감독님과 코치님들께서 ‘미야자키 마무리캠프가 정말 힘들 것이다’고 이야기해주셨다. 주장으로서 이런 험난한 일정을 가운데서 분위기를 잘 조율하면서 선수들을 독려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이번 마무리훈련은 예년보다 1군 선수들이 많이 참가했다. 그만큼 내년에는 성적을 내야 한다는 공감대가 두루 형성된 상태다. 나도 배우는 입장이지만, 선수들이 부상 없이 이번 일정을 잘 마무리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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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마무리캠프를 이끄는 김태형 감독이 선수들의 그라운드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 롯데 자이언츠

이제 겨우 일주일이 지났지만, 롯데 선수들 사이에선 벌써 ‘악’ 소리가 나오는 지옥훈련이다. 오전 8시 30분까지 미야자키현 휴가시의 오쿠라가하마 구장으로 집결해 몸을 풀고 9시부터 투타 훈련이 시작된다. 점심까지 펑고와 베이스러닝, 송구, PFP, 러닝 훈련이 이어지고, 잠깐의 점심 휴식이 끝나면 오후 4시까지 다시 촘촘한 스케줄의 강도 높은 훈련이 계속된다.

야간 훈련도 빠질 수 없다. 오후 6시가 넘으면 실내연습장으로 모여 각자의 부족한 부분을 채운다. 이러한 일정이 나흘 훈련-하루 휴식 형태로 23일까지 반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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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마무리캠프 주장을 맡은 외야수 김동혁. 사진 롯데 자이언츠

김동혁은 “이전의 마무리훈련과 스프링캠프를 통틀어 가장 힘들다. 선수들 모두 똑같이 느끼고 있다. 초반에는 수다가 많던 선수들도 이제는 모두 말수가 줄어들었다”면서 “이럴 때일수록 주장인 내가 소리를 더 지르려고 하고 있다. 아무래도 기합이 있어야 훈련 분위기가 산다”고 웃었다.

신인들에게도 이번 마무리캠프가 버겁기는 마찬가지. 부산고를 나와 올해 입단한 내야수 이서준(18)은 “훈련이 힘들기는 하지만 그래도 환경이 좋아서 운동에만 집중할 수 있다. 또, 김동혁 선배님이 후배들에게 편하게 대해주셔서 빨리 적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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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김민호 코치(가운데)가 마무리캠프에서 야수 훈련을 지휘하고 있다. 사진 롯데 자이언츠

롯데는 지난해 임시 마무리캠프지로 활용했던 오쿠라가하마 구장을 완전 임대해 사용하고 있다. 야구장 1면과 운동장 1면, 대형 실내구장이 있어 투수와 야수 훈련 모두 무리가 없다. 또, 오전부터 기온이 조금씩 올라와 정오부터는 영상 20도 안팎의 따뜻한 날씨가 계속돼 투수들이 몸을 만들기에도 적합하다.

김동혁은 “올해 후반기 들어 체력적인 어려움을 느끼면서 성적이 잘 나지 않았다. 이번 마무리캠프의 고강도 훈련 이유도 그것 때문이라고 느낀다”면서 “선수들 모두 ‘우리가 이렇게까지 하는 만큼 내년에는 꼭 가을야구를 하자’고 의기투합하고 있다. 오늘의 땀방울이 헛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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