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피레넥스, 160년 장인정신으로 빚어낸 프리미엄 덕다운 [더 하이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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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지 소재에만 160여 년을 집중한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1859년 프랑스 남서부 농가에서 시작된 피레넥스(Pyrenex)는 긴 세월 오리의 깃털과 솜털만을 파고들었다. 오리 깃털을 수집하고 가공하던 작은 농가는 겨울의 혹독한 추위에서 기회를 포착, 덕다운 패딩은 물론 침구류까지 아우르는 라이프스타일 하우스로 거듭났다. 그 결과, 오늘날 피레넥스는 덕다운 패딩 분야에서 충전재를 직접 수급하고 품질을 관리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브랜드로 꼽힌다. 이들이 모토로 삼는 ‘진정성 있는 의류’는 프랑스에서도 청정 지역으로 손꼽히는 피레네(Pyrénées) 산맥에서 직접 채취한 오리 깃털과 솜털, 프랑스 장인 정신 특유의 정통성에서 기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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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레넥스의 2025-26 FW 신제품 캠페인 사진. 사진 피레넥스

피레넥스의 덕다운 의류는 기능성과 활동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브랜드의 본거지인 피레네 산맥 부근은 높은 고도와 혹한의 추위 등 척박한 자연환경을 갖췄다. 이런 지형에서도 편안하게 입을 수 있는 옷, 그리고 제2차 세계대전이라는 극한 상황에서 첫 제품을 만들었다는 헤리티지까지 더해진 결과다. 특히 전쟁이 극으로 달하던 1940년은 오랜 기간 오리의 솜털과 깃털을 가공하던 피레넥스의 정체성을 결정짓는 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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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레넥스는 프랑스 남서부의 농가에서 오리의 솜털과 깃털을 가공하고 판매하는 사업으로 시작됐다. 사진 피레넥스

오늘날 4대째 경영이 이어지고 있는 피레넥스의 근간에는 여전히 오리의 깃털과 솜털이 있다. 피레넥스는 자사 덕다운을 ‘레전드1859(LEGEND 1859)’라고 부른다. 덕다운을 만들기 위해 오리를 기르는 대신, 오리들이 활동하며 자연스레 빠진 깃털과 솜털을 모아 수급한 만큼 지속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윤리적인 다운 의류를 만들었다는 ‘다운패스’ 인증도 받았다. 채취한 솜털과 깃털은 가공을 통해 높은 품질을 지닌 충전재로 다시 태어난다. 피레넥스는 과거 세계적인 패딩 브랜드에 충전재를 납품했을 정도로 뛰어난 기술력을 자랑한다. 피레넥스 관계자는 “깃털을 공급받는 피레네 산맥 부근은 프랑스 내에서도 전통 있는 오리 사육지로 유명하다”며 “직접 운영하는 공장에서 원료 선별부터 세척·건조·충전까지 모든 공정을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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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레넥스는 자연스럽게 채취된 오리 솜털과 깃털을 사용해 덕다운 의류를 만든다. 사진 피레넥스

깔끔한 실루엣에 높은 보온성까지
피레넥스의 이번 컬렉션 역시 브랜드의 뿌리인 피레네 산맥에서 출발했다. 컬렉션은 높은 보온성에 초점을 맞추면서도 깔끔한 실루엣과 편안한 활동성을 완벽히 구현한다. 혹한의 날씨, 일상에서 편안하게 입는 건 물론 주말의 캠핑과 산행까지 이어지는 다양한 장면을 포착한다.

올 겨울에는 키즈 컬렉션을 강화하는 데 집중했다는 점에도 의미가 있다. 아이를 가진 3040 고객 수요가 높은 만큼 키즈 라인업으로 온 가족이 입을 수 있는 패밀리다운 웨어 룩을 완성한다는 구상이다. 키즈 라인업은 성인과 동일한 덕다운 충전재와 방수·방풍 원단을 사용하되, 활발한 움직임을 고려해 무게와 핏을 세심하게 조정했다. 광택이 감도는 겉감에 검은색과 남색처럼 차분한 컬러는 물론 쨍한 원색 제품군도 마련해 다양한 수요를 충족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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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레넥스의 다운 점퍼 '스텐'은 넉넉한 오버사이즈 실루엣으로 편안한 착용감을 제공한다. 사진 피레넥스

기존 컬렉션에서는 피레넥스를 대표하는 ‘스텐(Sten)’과 ‘빈티지 미틱(Vintage MYthic)’이 눈길을 끈다. 후드가 달린 다운 점퍼인 스텐은 여유로운 오버사이즈 실루엣으로 남녀 모두가 편안하게 착용할 수 있다. 부드러운 광택이 감도는 겉감 아래에 80% 솜털과 20% 깃털을 충전해 가볍고 풍성한 다운의 질감을 완성했다. 이번 시즌 주력으로 선보이는 올리브 컬러는 도시적인 세련미와 아웃도어 감성을 동시에 구현한다.

빈티지 미틱은 1970년대에 출시된 오리지널 미틱 모델을 현대적으로 계승하는 시리즈다. 부드럽게 떨어지는 레글런 소매와 방수 타프타 원단이 만들어내는 매끈한 윤곽은 기술과 미학의 균형을 보여준다. 보온성을 위한 최적의 비율로 여겨지는 90% 솜털에 10% 깃털을 갖춰 탁월한 보온성과 볼륨감을 선사한다. 압축된 다운이 부풀어 오르는 복원력을 뜻하는 필파워도 750으로 최고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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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레넥스의 '빈티지 미틱'은 1970년대 출시된 미틱을 현대적으로 계승하는 제품이다. 사진 피레넥스

패딩조끼인 ‘존(John)’은 피레넥스의 첫 다운 의류이자 전쟁 포로에게 전달된 구호품에서 유래한 상징적인 제품이다. 군더더기 없는 단단한 실루엣으로 레귤러 핏부터 오버사이즈 스트리트 룩까지 다양하게 스타일링할 수 있다. 필파워 750의 고밀도 덕다운으로 충전돼 가벼우면서도 강력한 보온성을 발휘하며 편안함까지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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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레넥스의 덕다운 의류가 진열된 모습. 사진 피레넥스

신제품 필두로 오프라인 채널 강화
피레넥스 의류를 국내 유통하는 맨온더보드는 신제품 출시와 함께 팝업 스토어를 중심으로 오프라인 채널을 강화한다. 10일 신세계 프리미엄 아웃렛 여주점을 시작으로 11일 더현대 서울과 롯데백화점 잠실점에 팝업 스토어를 오픈했고, 오는 27일에는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서 고객들을 만난다. 팝업 스토어는 프랑스 국기의 컬러인 흰색, 푸른색, 붉은색을 조합해 피레넥스의 헤리티지를 보여주는 방향으로 꾸려졌다. 피레넥스 관계자는 “아직 단독 매장 계획은 없지만 편집숍을 통해 저변을 확대하고 핵심 수도권 상권에 팝업 스토어를 꾸준히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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