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살해 위협 SOS"…트럼프의 美, 유럽 극우 망명 성지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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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유럽 극우 세력의 피난처로 떠오르고 있다.

올해 2월 14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에서 뮌헨안보회의(MSC)가 열린 첫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가운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오른쪽), 앨리스 바이델 독일대안당(AfD) 공동대표(왼쪽)의 가면을 쓴 사람들이 플래카드를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9일 워싱턴포스트(WP) 보도에 따르면 독일대안당(AfD)을 지지하는 극우 인플루언서 나오미 자입트(25)는 지난달 말 미국에 정치적 망명을 신청했다. 자입트는 독일 정보기관의 감시와 국영 언론의 명예훼손, 안티파(반파시즘단체)의 살해 위협 때문에 이민 및 국적법 제208조에 근거해 망명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현재 워싱턴에 머무르고 있는 그는 “독일로 돌아가면 투옥되거나 신체적 위해를 입을 위험이 있다”는 입장이다.
독일 서부 뮌스터 출신인 자입트는 극우 성향의 독일대안당 지지자로 X(엑스ㆍ옛 트위터)에서 45만9000명의 팔로워와 유튜브에서 11만2000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28일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독일 언론이 자신을 스웨덴 기후활동가인 그레타 툰베리를 부정하는 존재라는 뜻에서 “‘안티-그레타’라고 악마화했다”고 주장했다. 자입트는 트럼프 1기 행정부 말기인 2020년 기후변화 회의론 싱크탱크에서 활동한 바 있다.

나오미 자입트. 로이터=연합뉴스
자입트의 망명 신청이 주목받는 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와 JD 밴스 부통령 등이 AfD 지지 의사를 노골적으로 표명하는 등 유럽 극우세력과 접점을 넓히고 있는 가운데 이뤄진 사례여서다. 자입트는 X에서 머스크와 AfD 관련 대화를 자주 주고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2월 독일 총선 국면에서 머스크와 알리스 바이델 AfD 공동대표의 라이브 대담도 자신이 주선했다고 주장해왔다.
WP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향후 ‘언론 자유를 옹호하는 유럽인’에게 우선권을 주는 난민정책 개편안을 추진 중이다. 독일 당국에 의해 우익 극단주의 단체로 지정된 AfD를 비롯해 유럽 극우 정당 지지자에게 난민 우선권을 부여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전체 난민 수용 규모는 축소하면서 동시에 난민 신청도 백인으로 가려 받겠다는 방침을 내비친 바 있다. 올해 5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차별받았다고 주장하는 백인 49명에게 난민 지위를 주고 미국 입국을 허용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안나 폴리나 루나(왼쪽) 공화당 하원의원(플로리다)와 나오미 자입트. 사진 루나 의원 X 캡처
자입트의 망명은 공화당의 안나 폴리나 루나(플로리다) 하원의원도 적극 돕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루나 의원은 지난달 31일 자신의 X에 자입트와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면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고 좌파 이데올로기에 맞서 싸운다는 이유로 자입트가 독일에서 투옥이나 신체적 위협에 직면해 있다”고 주장했다.
WP에 따르면 서유럽인 중 미국 망명이 허가된 경우는 극히 드물다. 네바다대 라스베이거스 캠퍼스의 마이클 케이건 이민법 교수는 “민주주의 국가 출신 신청자가 이민 및 국적법 제208조의 ‘박해에 대한 근거 있는 공포(well-founded fear)’ 기준을 충족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면서도 “미국은 유럽보다 훨씬 광범위하게 표현의 자유를 인정하기 때문에 자입트의 주장이 미국 법원에서 더 진지하게 다뤄질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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