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승부조작 스캔들에 휩싸인 MLB…최대 징역 65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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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클리블랜드 가디언스 투수 루이스 오티스의 투구 장면. AP=연합뉴스
메이저리그(MLB)가 스포츠 베팅 스캔들에 휘말렸다.
미국 연방법원은 9일(현지시간) MLB 구단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의 마무리 투수 이매뉴얼 클라세(27)와 선발 투수 루이스 오티스(26)에 대한 공소장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두 선수는 경기 중 고의로 투구 속도를 늦추거나 스트라이크존에서 크게 벗어난 공을 던진 것으로 밝혀졌다. 이를 통해 플레이북 등 미국의 주요 스포츠 베팅 사이트에서 투구 유형에 대해 베팅하는 게임 결과에 영향을 미친 혐의다. 이날 미연방수사국(FBI)이 오티스를 보스턴 국제공항에서 체포한 직후 해당 사실을 공개했다.
클라세는 지난 2022년부터 3년 연속 40세이브 이상을 기록한 아메리칸리그 최정상급 마무리 투수다. 하지만 올 시즌엔 48경기 5승3패 24세이브 평균자책점 3.23으로 예년에 비해 부진했다. 선발 자원인 오티스는 직구 최고 구속이 시속 161㎞에 달하는 파이어볼러다. 올 시즌 성적은 16경기 4승9패 평균자책점 4.36이다.
나란히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인 두 선수는 도박꾼들로부터 경기당 5000달러(약 726만원)에서 7000달러(약 1016만원) 가량의 금품을 받고 수백 건의 승부조작에 가담했다. 오티스는 1만5000달러(약 2178만원)를 지인에게 송금해 자신의 투구 관련 게임에 대신 베팅하도록 한 혐의도 받고 있다.
두 선수의 범행이 수면 위로 드러난 건 지난 7월이다. 경기를 앞두고 두 선수의 투구 패턴 관련 베팅액이 비정상적으로 치솟은 것을 수상히 여긴 MLB가 긴급히 일시적 출장 정지 처분을 내린 뒤 수사 당국에 신고하며 전모가 밝혀졌다. 두 선수가 혐의를 부인하고 있지만, 일부라도 사실로 드러날 경우 영구제명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모든 혐의가 유죄 평결을 받으면 최대 65년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의 마무리 투수 이매뉴얼 클라세. AP=연합뉴스
MLB에서 스포츠베팅 관련해 선수가 물의를 일으킨 사례는 여럿 있지만, 이전에는 선수가 대리인을 내세워 경기에 베팅한 게 전부였다. 이번엔 선수들이 브로커와 결탁해 직접 경기 내용을 조작했다는 점에서 리그 안팎의 충격파가 적지 않을 전망이다.
비슷한 사례는 미국프로농구(NBA)에서도 있었다. 포틀랜드 트레일 블레이저스 사령탑 천시 빌럽스 감독,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에서 코치로 활동한 데이먼 존스, 마이애미 히트 선수 테리 로지어 등이 승부조작에 관여한 혐의로 지난달 FBI에 체포됐다.
프로스포츠의 천국인 미국이 근래 들어 승부조작 스캔들에 휘말린 건 스포츠베팅 시장이 급성장한 것과 관련이 있다. 지난 2018년 5월 미 연방대법원이 스포츠 베팅을 금지한 연방법에 대해 위헌 판결을 내린 이후 경기 승패나 스코어, 출전 선수의 성적 등을 대상으로 하는 스포츠 베팅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MLB 승부조작 수사를 맡은 뉴욕 동부지검은 “피고인들은 투구 조작을 통해 프로스포츠 운영의 근간인 페어플레이와 신뢰를 도박꾼들에게 팔아넘겼다”면서 “불법적인 방법으로 스포츠에 부패를 침투시켜 구성원 모두에게 치욕을 안긴 자들에 대해 엄정히 처벌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MLB 사무국도 성명을 내고 “해당 사건 수사 초기부터 사법 당국과 긴밀히 협조해왔다”면서 “이번 사건에 대해 법적인 조치와는 별도로 재발 방지를 위한 리그 차원의 자체 조사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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