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훈련장 23년 임대 끝...4000억 구장서 몸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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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대표팀 선수들이 10일 충남 천안시 대한민국축구종합센터에서 훈련하고 있다. [뉴스1]
‘파주 시대’를 접은 한국 축구가 ‘천안 시대’를 열었다. 볼리비아(14일 대전), 가나(18일 서울)와의 국가대표팀 평가전(A매치)을 앞둔 한국 축구대표팀은 10일 충남 천안의 대한민국축구종합센터(천안센터)에 모여 훈련을 시작했다.
대한축구협회는 2002년 한·일 월드컵을 앞둔 2001년부터 20년 넘게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를 무상으로 임대해 사용했다. 지난해 초 계약 만료를 앞두고 파주시가 연간 26억원의 사용료 요구하자 축구협회는 계약 연장을 포기했다. 이후 대표팀은 호텔과 임시 훈련장을 전전하는 ‘떠돌이’였다.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10일 충남 천안시 대한민국축구종합센터에서 훈련하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축구협회는 계약 만료를 앞두고 파주NFC를 대체할 축구종합센터 후보지를 물색했다. 지난 2022년 축구협회와 천안시는 각각 1800억원과 2200억원씩 총 4000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새 축구센터를 착공했다. 예정보다 완공이 늦어지다 최근 공정률 95%가 되면서 대표팀이 이날 처음 입주했다.
천안센터는 충북 천안시 서북구 입장면 가산리에 위치하는데, 경부고속도로 상행선 입장거봉포도휴게소에서 걸어서 약 10분 거리다. 천안센터는 총면적 47만8000㎡(14만5000평)로 파주NFC의 4배 규모다. 또 축구장은 7면에서 11면으로, 숙소는 72실(7평)에서 82실(11평)로 각각 늘었다. 수중 재활훈련 시설을 갖춘 최신식 퍼포먼스센터(250평)와 4000석 규모 관중석을 갖춘 KFA스타디움도 들어섰다. 피트니스 시설도 55평에서 230평으로 넓어졌다.
이날 돌아본 천안센터 훈련장 그라운드는 양탄자라도 깐 듯 푸른 잔디가 빼곡했다. 바이에른 뮌헨(독일)의 유스 아카데미인 FC바이에른 캠퍼스를 연상시켰다.
10일 천안 대한민국축구종합센터에서 축구대표팀 홍명보 감독(오른쪽)과 손흥민이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앙 수비수 조유민(샤르자)은 “시설에서 유럽 느낌이 난다”며 좋아했다. 홍명보 대표팀 감독도 “앞서 두 차례 왔는데, 그때보다 정리가 잘 된 느낌이다. 2001년 파주NFC에 처음 들어갔을 때 기분이 오버랩 된다”며 “(최근 대표팀 소집 때) 호텔에서 생활하며 어려움이 있었는데, 앞으로는 훈련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만족했다. 다만 인천공항에서 차로 2시간 가까이 걸리는 점이 파주NFC와 비교해 단점으로 꼽혔다.
홍 감독은 첫 훈련을 앞두고 “(천안센터) 식사는 훈련 뒤에 먹어봐야 알 것 같다”는 농담으로 분위기를 띄우려 했지만, 표정에서 근심이 엿보였다. 황인범(페예노르트), 백승호(버밍엄), 이동경(울산) 등이 부상으로 합류하지 못해서다. 대체선수로 서민우(강원), 배준호(스토크시티)를 뽑은 홍 감독은 “축구에서 ‘허리’가 굉장히 중요한데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뛴 선수 거의 없다”며 “새로운 조합을 잘 만들어 보겠다”고 말했다.
그나마 대표팀 핵심 선수들이 이번 소집을 앞두고 소속팀에서 맹활약한 점이 고무적이다. 파리생제르맹(PSG, 프랑스)에서 100번째 경기에 출전한 이강인은 리그1 올랭피크 리옹전 종료 직전 코너킥으로 3-2 승리의 결승골을 어시스트했다. 헹크(벨기에) 오현규는 주필러리그에서 헨트전에서 시즌 8호(리그 5호) 골을 터뜨렸다. 3경기 연속골이다. 무릎 부상을 딛고 18개월 만에 대표팀에 복귀한 미트윌란(덴마크) 조규성에 대해 홍 감독을 “아직 많은 기대를 하면 안 된다”며 팬과 언론을 향해 기다려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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