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기당 1000만원 받고 '투수 노름'…야구팬 분노 산 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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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세(왼쪽), 오티스

메이저리그(MLB)가 스포츠 베팅 관련 승부조작 스캔들에 휘말렸다.

미국 연방법원은 9일(현지시간) MLB 구단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의 마무리 투수 이매뉴얼 클라세(27)와 선발 투수 루이스 오티스(26)에 대한 공소장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두 선수는 경기 중 고의로 투구 속도를 늦추거나 스트라이크존에서 크게 벗어난 공을 던진 것으로 밝혀졌다. 이를 통해 플레이북 등 미국의 주요 스포츠 베팅 사이트의 게임 결과에 영향을 미친 혐의다.

클라세는 지난 2022년부터 3년 연속 40세이브 이상을 기록한 정상급 마무리 투수다. 선발 자원인 오티스는 직구 최고 구속이 시속 161㎞에 달하는 파이어볼러다.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인 두 선수는 브로커로부터 경기 당 5000달러(약 726만원)에서 7000달러(약 1016만원) 가량의 금품을 받고 수백 건의 승부 조작에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두 사람의 범행이 수면 위로 드러난 건 지난 7월이다. 경기를 앞두고 두 선수의 투구 패턴 관련 베팅액이 비정상적으로 치솟는 것을 수상히 여긴 MLB가 급히 출장 정지 처분을 내린 뒤 당국에 신고하며 수사가 시작됐다. 두 선수는 혐의를 부인하고 있지만, 일부라도 사실로 드러날 경우 영구제명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만약 모든 혐의가 유죄 평결을 받으면 최대 65년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도 있다.

스포츠 베팅과 관련해 MLB 선수가 물의를 일으킨 사례는 과거에도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 대리인을 통해 몰래 돈을 거는 방식이었다. 이번에는 선수들이 브로커와 결탁해 직접 경기 내용을 조작했다는 점에서 리그 안팎에 던지는 충격파가 적지 않을 전망이다. 비슷한 사례가 미국프로농구(NBA)에서도 있었다. 포틀랜드 트레일 블레이저스,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 마이애미 히트 등 일부 구단의 전·현직 코치진·선수가 승부조작 혐의로 지난달 이 연방수사국(FBI)에 체포됐다.

미국 프로스포츠가 잇달아 승부조작 스캔들에 휘말린 건 스포츠 베팅 시장의 급성장과 관련이 있다. 지난 2018년 5월 미 연방대법원이 스포츠 베팅을 금지한 연방법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린 뒤, 경기 승패나 스코어, 출전 선수의 성적 등에 베팅하는 회사와 참여자가 크게 늘었다.

MLB 승부조작 수사를 맡은 뉴욕 동부지검은 “프로스포츠 운영의 근간인 페어플레이 정신을 도박꾼들에게 팔아넘긴 피고인들을 엄정히 처벌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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