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부커상 영예 안은 데이비드 솔로이...한국계 작가 수전 최는 불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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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솔로이가 2025년 부커상을 수상한 소설 『플레시』로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올해 부커상의 영예는 헝가리·캐나다계 영국 작가인 데이비드 솔로이(51)에게 돌아갔다.

부커상 심사위원단은 10일(현지시간) 저녁 런던 올드 빌링스게이트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올해 수상작으로 솔로이의 장편소설 『플레시』(Flesh·한국어로 ‘육체’)를 호명했다. 숏리스트(최종 후보)에 오른 한국계 미국 작가 수전 최의 수상은 불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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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부커상을 수상한 데이비드 솔로이 작가의 장편소설 '플레시'의 표지. 사진 빈티지북스

영국 현지에서 올해 출간된 소설 『플레시』는 헝가리 출신 청년 이슈트반이 수십 년간 헝가리 주택 단지부터 이라크 전쟁, 런던 상류 사회를 거치며 계급을 이동하는 과정을 그린 소설이다. 개인의 선택과 욕망, 계급·권력·정체성의 문제를 다룬다.

부커상 심사위원장인 아일랜드 작가 로디 도일은 『플레시』를 “압도적인 독창성”의 소설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솔로이의 문장은 절제되어 있으며, 그것이 이 소설의 강점이다”라며 “소설을 읽으며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살아있고, 읽고, 경험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기쁨으로 다가온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심사위원단은 지난해 수상자인 서맨사 하비 작가와 동일하게 수상작을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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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부커상 수상자인 데이비드 솔로이. 위원단은 2024년 10월 1일부터 2025년 9월 30일 사이 영국 또는 아일랜드에서 영어로 출간된 153편의 장편소설을 심사해 수상작을 선정했다. AP=연합뉴스

솔로이는 수상소감에서 “『플레시』를 ‘위험한 소설’이라고 생각했다. 쓰는 내내 나 자신도 위험을 감수하고 있다고 느꼈다”며 그럼에도 “위험이라는 감각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 그는 “소설은 미학적, 형식적, 혹은 도덕적인 측면에서도 위험을 감수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예술 형식 중 하나”라며 “출판사와 문학 공동체가 이러한 위험을 회피하지 않고 포용해야 한다고 믿는다”고 했다.

솔로이는 헝가리·캐나다계 부모에게서 태어나 영국에서 자랐으며 현재는 오스트리아 빈에 거주하고 있다. 옥스퍼드대를 졸업, 금융 광고 영업 부문에서 일한 경력이 있다. 한국에 소개된 그의 작품은 2016년 발표해 부커상(당시 맨부커상) 최종후보로 오른 소설집 『올 댓 맨 이즈』(문학동네·2019) 한 권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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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부커상 최종후보에 오른 수전 최 작가. AP=연합뉴스

부커상 숏리스트 6편에는 한국계 미국 작가 수전 최의 『플래시라이트』(Flashlight)가 포함됐으나 수상까지 이어지진 못했다. 『플래시라이트』는 재일교포로서 보이지 않는 차별을 겪다가 미국으로 건너가 교수로 일하는 석, 그와 결혼한 미국인 아내 앤, 그들의 딸 루이자의 수십 년 세월을 그린 소설이다.

수전 최는 지난 9일(현지시간) 주영한국문화원에서 열린 『플래시라이트』 북토크 행사에 참여해 “통제 불가능한 외부 상황에 인생이 형성되는 인물에 대해 쓰는 데 관심이 많다”며 “아버지의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수전 최는 1세대 영문학자·문학평론가 최재서(1907∼1964)의 손녀이며 6·25전쟁 후 도미해 인디애나주립대 수학과 교수를 지낸 아버지 최창(1931∼2022)과 유대계 미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수전 최 외에도 앤드루 밀러의 『더 랜드 인 윈터』(The Land in Winter), 벤저민 마코비츠의 『더 레스트오브 아워 라이브스』(The Rest of Our Lives), 케이티 기타무라의 『오디션』(Audition), 키란 데사이의 『더 론리니스 오브 소니아 앤드 서니』(The Loneliness of Sonia and Sunny)’가 올해 부커상의 최종 후보로 올랐다.

올해 부커상에는 총 153편이 출품됐다. 도일과 할리우드 배우 세라 제시카 파커를 포함한 심사위원단이 심사를 맡았다. 영문학 최고 권위의 상으로 꼽히는 부커상은 영국과 아일랜드에서 출간된 영어 소설을 대상으로 한다. 수상자에게는 5만 파운드(약 9600만원) 상금이 수여된다.

영어 외 언어로 쓰이고, 영어로 번역된 소설에는 인터내셔널 부커상이 작가와 번역가에게 공동으로 수여된다. 앞서 한강이 『채식주의자』로 2016년 인터내셔널 부커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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