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前대통령 '내란죄' 現대통령 '소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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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23일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과 청와대에서 만나 정상회담 일정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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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과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23일 청와대 대정원에서 열린 공식환영식에서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 대통령과 부인 김혜경 여사는 이날 오전 10시 35분 청와대 본관 앞 대정원에서 룰라 대통령 부부를 직접 맞이했다. 두 정상이 만난 건 지난해 6월 캐나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와 지난해 11월 남아공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때 각각 열린 양자 회담·회동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이 대통령은 23일 오전 X(옛 트위터)에 룰라 대통령이 전날 한국 도착 후 작성한 X 메시지를 공유한 뒤 “대한민국 국빈 방문을 온 국민과 함께 열렬히 환영한다”고 적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소년 노동자 출신으로, 민주주의가 사회 경제 발전에 가장 유용한 도구임을 온 몸으로 증명했다”며 “삶과 정치에서 한 발 앞서가신 대통령님의 길이 나의 인생 역정과 너무도 닮았다”고 썼다. 이 메시지는 한글과 포르투갈어로 나란히 작성됐다.

실제 이 대통령과 룰라 대통령은 가난한 소년공 출신으로 각각 인권변호사와 노동운동가를 거쳐 대통령이 된 공통점이 있다. 빈농의 아들로 태어난 룰라 대통령은 12살에 초등학교를 그만두고 염색공장에서 일하기 시작했고, 17살엔 금속공장에서 왼손 새끼손가락이 잘려나가는 사고를 당했다. 이 대통령 역시 초등학교 졸업 후 중학교 진학 대신 경기 성남에서 소년공으로 일하다가 프레스기에 눌리는 사고로 왼팔을 다쳤다. G7 기간 첫 정상회담에서 이 대통령이 자신의 일화를 말하자, 룰라 대통령은 “몇 살 때 일이냐”며 깊은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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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17일 캐나다 앨버타주 카나나스키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장에서 기념 단체 사진을 촬영한 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과 인사를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정치적으로는 검찰 수사와 재판 위기를 겪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룰라 대통령은 이른바 ‘세차 작전(Lava Jato)’으로 알려진 브라질 연방 검사팀의 반부패 수사 선상에 오르며 2018년 대선을 앞두고 감옥에 수감돼 대선 출마가 좌절됐다. 검찰은 대형 건설사로부터 해변의 복층 아파트를 뇌물로 받고, 그 대가로 국영 석유기업의 수주를 도와줬다는 혐의를 적용했다.

하지만 재판을 지휘한 세르지우 모루 판사가 연방검사들에게 룰라 대통령의 유죄 판결과 수감을 끌어낼 수사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는 새로운 의혹이 제기되면서 여론이 반전됐고, 2021년 브라질 연방대법원은 연방고등법원의 유죄 판결에 대해 선고 무효를 결정했다. 이후 룰라 대통령은 2022년 대선에서 현역이던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꺾고 화려하게 복귀했다. 이 대통령 역시 대선 전까지 대장동·공직선거법·쌍방울 사건 등 검찰의 전방위 수사를 받았다.

한국과 브라질의 두 전직 대통령이 내란죄로 형사 처벌을 받았다는 점도 공통점으로 꼽힌다. 룰라 대통령의 불출마로 인해 2018년 대선에서 당선된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은 지난해 9월 쿠데타 모의, 무장범죄단체 조직 등 혐의가 1심 법원에서 인정돼 27년 3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고 수감 중이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룰라 대통령이 부정선거로 당선됐다고 주장하면서, 2023년 1월 브라질리아에서 대규모 폭동을 일으키고 주요 정부기관 청사들에 난입해 파괴 행위를 저지른 바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 역시 지난 1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부장판사 지귀연)가 내란 우두머리 등 혐의를 인정해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이 대통령은 X 메시지에서 룰라 대통령을 향해 “민주주의 파괴와 함께 형극의 길을 잠시 걸었으나, 위대한 브라질 국민들과 함께 강건하게 부활하여 이제는 브라질을 부활시키고 있다”며 “룰라 대통령님의 그 올바름과 치열함, 불굴의 도전과 용기로 브라질이 크게 융성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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