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성장 발목잡는 건설 불황…중소건설업 연체율 12년 만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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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용인반도체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 공사현장. 연합뉴스
길어지는 건설 경기 침체가 한국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 중소 건설업체를 중심으로 연체가 빠르게 늘면서 금융권 건전성 관리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23일 IBK기업은행에서 대출을 받은 건설 중소기업의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은 지난해 말 기준 1.71%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보다 0.49%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기업설명(IR) 자료를 기준으로 2011년 이후 연말 기준 최고치다. 같은 기간 기업은행의 제조업 연체율(0.79%)과 비교해 2배가 넘는다.
중소기업 건설업 연체율은 2022년 말 0%대에 머물렀지만, 2023년 말 1.14%, 2024년 말 1.22%로 오른 뒤 지난해 4분기 다시 큰 폭으로 뛰었다. 부동산·임대업 연체율도 0.87%로 1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에 기업은행의 추정손실(회수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판단된 채권) 규모 역시 지난해 말 6389억원으로 전년보다 19.7% 늘어 역시 연말 기준 최대치를 기록했다.
IBK기업은행 업종별 연체율 추이
이런 흐름은 특정 은행에 국한된 현상이 아니다. 한국은행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전체 은행권의 건설업 대출 연체율은 1.02%로 2018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비중이 큰 비은행권(저축은행·상호금융·보험사 등)의 경우 건설업 연체율이 9.93%까지 치솟았다. 은행권을 넘어 금융시스템 전반으로 부담이 확산하는 양상이다.
건설 경기 침체는 경제성장률에도 직격탄이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건설투자는 연간 9.9% 감소하며 성장 기여도가 -1.4%포인트에 달했다. 경제성장률을 1.4%포인트 갉아먹는 요인이었다는 의미인데, 건설투자가 부진하지 않고 중립 수준을 유지했다면 지난해 연간 성장률은 2.4% 수준에 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방을 중심으로 미분양 주택이 누적되고 착공 물량이 감소하면서 지방 건설사의 상환 능력이 약화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전국 미분양 아파트는 지난해 말 기준 6만6510가구로 이 중 76%(5만627가구)가 지방에 몰려 있다. 한은은 지난 1월 금융안정보고서에서 “비수도권의 주택시장 부진은 이들 지역 금융기관의 경영 건전성을 저하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짚었다.
경제활동별 국내총생산
건설·부동산 중심으로 팽창해온 기업대출 구조가 경기 둔화 국면에서 취약성을 드러내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금융연구원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기업대출은 빠르게 늘었지만 제조업 대출 비중은 2015년 37.0%에서 2024년 27.1%로 낮아진 반면, 건설·부동산 비중은 22.7%에서 32.4%로 확대됐다.
신용상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부동산 부문으로의 자금 쏠림을 완화하고 혁신·제조업 등 생산성 높은 부문으로 자금이 흐르도록 금융정책의 방향을 재설계할 필요가 있다”며 “주택담보대출과 기업대출 간 위험가중치 차이를 합리적으로 조정하고, 모험자본 투자와 회수 시장을 활성화해 생산적 금융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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