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5명 살린 영웅 아빠" 장기기증 14년뒤…아들이 받은 &apo…

본문

bt4073377057aa6e49633dfa63ef0cd409.jpg

박원근씨가 과거 부모님과 함께 찍은 가족 사진. 박원근씨 제공

다음 달 대학 입학을 앞둔 박원근(19)씨는 아버지가 장기를 기증했다는 사실을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지 12년 만인 지난 2024년에 처음 알았다. 박씨가 5살이던 2012년, 아버지 고(故) 박영진(사망 당시 47세)씨는 사고로 세상을 떠나며 5명에게 장기를 기증했다. 당시 박씨의 어머니는 박씨가 너무 어려 아버지의 장기 기증 사실을 말하지 못했다고 한다. 박씨는 고등학생이 되고 나서 장기기증자 자녀에게 수여하는 장학금을 받게 되자 뒤늦게 이 사실을 접했다.

박씨는 아버지를 엄하면서도 친근한 인물로 기억한다. 특히 아버지는 베트남에서 온 어머니에겐 든든한 버팀목이었다. 어머니가 한국에 정착해 적응할 수 있도록 아버지가 한국말과 한국 문화를 직접 가르쳤다고 한다. 그는 “생전 사람을 좋아하시던 아버지께서 마지막까지 남들을 도우려 하신 것 같다”며 “숭고한 선택을 내리신 아버지가 존경스럽다”고 했다.

btf8f2ec39240c07c592bdff0bc498f2c0.jpg

23일 박원근씨가 제7회 D.F장학회 장학금 증서를 수여받았다. 사진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박씨는 2024년에 이어 올해에도 재단법인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에서 뇌사 장기기증자 자녀에게 수여하는 D.F(도너패밀리)장학회 장학금을 받게 됐다. 장학금 총 300만원을 아버지의 유산이라 여기고, 저축했다가 꼭 필요할 때 쓸 생각이다. 생명을 나누려는 마음 또한 아버지께 물려받았다. 그는 “아버지를 본받아 나도 장기기증 희망등록을 하려 한다”고 했다.

bta7c6976867be35a2ae9a9fb8cb1bf774.jpg

23일 오전 제7회 D.F장학회 장학금 수여식에 참여한 장학생 21명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재단법인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는 23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생명보험교육문화센터에서 제7회 D.F장학회 장학금 수여식을 열어 박씨를 포함한 뇌사 장기기증자 자녀 21명에게 장학금 총 3500만원을 전달했다. 장학생 대표 정지산(31)씨는 “장학금은 2010년 장기기증을 하시고 세상을 떠나신 아버지가 내게 남기신 사랑의 씨앗 같다”며 “아버지가 실천하신 따뜻함을 사회에 환원하고 싶어 간호학과에 편입해 간호사를 꿈꾸고 있다”고 말했다.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는 2020년부터 매해 뇌사 장기기증자의 자녀에게 장학금을 수여해 학업을 지원하고 있다. 본부 관계자는 “2020년부터 5년간 뇌사 장기기증자 중 절반 가까이가 40~50대”라며 “그 자녀들의 학업을 지원하는 취지”라고 했다. 2020년 8명으로 시작한 장학생은 올해 대학생 15명, 고등학생 4명, 중학생 2명으로 역대 최대 규모로 늘었다. 올해로 본부는 유자녀 총 83명에게 누적 1억4926만원의 장학금을 전달했다.

0
로그인 후 추천을 하실 수 있습니다.
SNS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46,579 건 - 1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