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2심도 ‘해산 명령’…고액 헌금 논란 日통일교 청산 절차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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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고액 헌금 논란으로 해산 명령이 내려진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옛 통일교·이하 가정연합)에 대한 청산 절차가 시작됐다.

4일 NHK와 지지통신에 따르면 도쿄고등재판소(도쿄고등법원)는 이날 가정연합에 대해 해산 명령을 내렸다. 지난해 3월 1심을 맡은 도쿄지방재판소(도쿄지법)가 해산 명령을 내린 데 이어 2심도 해산을 청구한 문부과학성의 손을 들어줬다. 이번 도쿄고등재판소의 판단에 따라 해산 명령 효력이 발생해 가정연합은 청산 절차에 들어갔다. 법원이 선임한 청산인이 교단의 재산을 조사·관리하게 되며, 피해자들에 대한 변제 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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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 소재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옛 통일교) 일본 본부. 연합뉴스

법원은 “불법행위에 해당하는 헌금 권유를 함으로써 많은 사람에게 극히 거액의 재산상 손해와 정신적 고통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고액 헌금이 “법령을 위반해 현저히 공공의 복리를 해친다고 명백히 인정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가정연합이 고액 헌금으로 고통받고 있는 피해자 구제를 위해 실효성 있는 대책을 자발적으로 취하기 어렵다는 점도 판결 이유로 꼽았다.

이번 판결로 가정연합은 종교 법인의 지위를 상실해 세제상 우대를 받을 수 없게 됐다. 일본 가정연합 자산은 2022년 기준 1181억 엔(약 1조1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지법은 지난해 3월 해산을 명령하면서 헌금 피해를 본 사람이 최소 1500명이 넘고 피해액도 204억 엔(약 1907억 원)에 이른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번 판결로 인해 가정연합의 종교 행위는 금지되지 않을 예정이다. 임의 종교 단체로 존속하며 종교 행위를 이어갈 수 있다는 의미다. NHK는 “교단 측이 최고재판소(한국 대법원에 해당)에 항고할 수 있지만 판단이 뒤집히지 않는 한 청산 절차는 계속된다”고 전했다. 가정연합 측 변호인은 “가능한 빨리 내용을 검토해 특별항고하겠다”고 밝혔다.

해산 명령이 내려지자 일본 정부는 환영 입장을 내놨다. 기하라 미노루(木原稔) 관방장관은 이날 회견에서 “국가 측 주장이 인정받았다”며 “관계 부처에 피해자 구제에 필요한 대응을 철저히 할 것을 지시했다”고 말했다. 마쓰모토 요헤이(松本洋平) 문부과학상도 “위법한 헌금 권유 등의 행위에 의해 다수의 사람들이 재산적·정신적 피해를 입었다는 우리의 주장이 인정됐다”며 “청산 절차가 원활하고 확실히 이뤄져 피해 구제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일본에서 종교 단체에 대한 해산명령이 내려진 것은 지하철 사린 가스 사건을 일으킨 옴진리교(1996년)와 사기 사건을 일으킨 메이가쿠지(明覚寺·2002)에 이어 세번째다. 고액 헌금 권유 등 민법상의 불법 행위를 이유로 종교 단체 해산 명령이 내려진 것은 가정연합이 처음이다.

앞서 일본 정부는 2022년 7월 참의원(상원) 선거 지원 유세 중이던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가 피격당해 사망한 것을 계기로 가정연합 해산 명령 청구를 추진했다. 당시 아베 전 총리를 살해한 범인이 “어머니가 통일교에 거액을 기부해 가정이 엉망이 됐다”고 진술하면서 문부과학성은 가정연합에 대한 조사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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