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미·이란 충돌에 유럽 진땀…프랑스는 美에 기지 사용 조건부 승인, 핵도 뇌관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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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이란 전쟁의 소용돌이에서 유럽은 물론 걸프 국가들도 진땀을 빼고 있다. 유럽 국가들은 겉으로는 대화를 촉구하면서도 본토 군 기지를 내주고 전투기를 급파하는 등 사실상 전쟁 영향권에 발을 담그기 시작했다. 아랍에미리트(UAE)는 이란 자산 동결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등 걸프 국가의 대응도 본격화되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지난 1월 프랑스 남부 이스트르 공군기지를 방문해 부대를 사열하고 있다. AP=연합뉴스
기지 내주고도 “참전 아니다” 선 긋는 프랑스
유럽의 딜레마를 가장 잘 드러내는 국가는 프랑스다. 프랑스는 이란 공격에 직접 참여하지 않는 미군기에 한해 본토 내 공군 기지 사용을 허가했다. 프랑스 합동참모본부는 5일(현지시간) 성명에서 "작전 지원을 제공하는 미국 항공기가 프랑스 이스트르 공군기지에 수용됐다"고 밝혔다. 프랑스 남부 마르세유 북서쪽 이스트르에 자리한 이 기지는 핵 공격 능력을 갖춘 전략적 요충지다. 이밖에 프랑스는 핵추진 항공모함 샤를드골함도 지중해에 급파했다.
댜만 프랑스는 미국의 이란 공격을 지원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예상해 조건부 수용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미국의 이란 작전에 어떠한 형태로도 참여하지 않고 오직 중동 동맹국 방어 지원에만 엄격히 활용될 것을 미국에 요구했고 보장을 받았다면서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의 일반적인 절차라는 점도 부각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전투에 참여하지 않고 있고, 앞으로도 전쟁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며 "드론·미사일을 요격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전력을 보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압박에 절충적 지원 나선 유럽
관련 조치는 자국과 동맹국 보호라는 목적도 있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압박의 결과로도 풀이된다. 미국과 스페인의 불협화음을 교훈 삼은 것 아니냐는 의미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 스페인의 군 기지 사용 불허 방침에 "매우 끔찍하다"며 전면 무역 단절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키프로스 아크로티리 공군기지에서 3일 항공기 한 대가 착륙을 준비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영국도 프랑스처럼 절충적 지원에 나섰다. 1일 자국 군 기지 사용을 방어용이라는 조건을 붙여 미국에 허가한 영국은 타이푼 전투기 4대를 카타르에 추가 배치하기로 했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도 "영국·프랑스·독일과 마찬가지로 이탈리아도 걸프국을 지원할 계획"이라며 "수만 명의 이탈리아인이 살고 있고 2000명의 이탈리아 군인이 배치돼 있는 곳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탈리아는 키프로스에 해군 전력을 파견하고 스페인도 동지중해에 프리깃함 한척을 보낼 방침이다.
키프로스에선 2일 영국 공군 기지의 격납고가 드론 공격을 받는 일이 발생했다. 친이란 무장세력인 레바논 헤즈볼라의 소행으로 추정되는데, 전쟁이 유럽 군사기지까지 위협하는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면서도 유럽은 외교에 의한 해결을 여전히 공식 입장으로 내놓고 있다. 카야 칼라스 유럽연합(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는 5일 “전쟁은 결국 외교로 끝난다”며 "확전의 악순환을 끊기 위한 외교 공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 안보 공약 회의감…유럽 내 핵 억지론 다시 수면 위로
핵 억지 논의도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러시아의 위협에 더해 이번 이란 전쟁을 둘러싸고 또 다시 불거진 미국과의 갈등이 원인이란 분석이 나온다.
핀란드는 5일 나토 억지력과 집단방위의 이점을 충분히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이유를 들어 "1987년 원자력법을 고쳐 자국 영토 내 핵무기 반입 전면 금지 조항을 없애겠다"고 밝혔다. 앞서 2일 마크롱 대통령은 유럽 동맹국들의 프랑스 핵훈련 참여와 프랑스 전략자산의 유럽 전진 배치 가능성을 거론하기도 했다. 프랑스는 또 독일과 핵억지 협력 강화를 위한 고위급 조정그룹을 설치하기로 합의했다.
UAE도 움직였다…걸프의 대응 본격화
걸프 국가도 직접적인 행동에 나서기 시작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5일 "UAE가 자국 내 수십억 달러 규모의 이란 자산 동결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란의 외화 조달과 무역 통로를 죄기 위한 보복 카드인 셈이다.
일 레바논 베이루트 남부 교외 지역이 이스라엘군의 폭격을 받아 연기가 치솟고 있다. AFP=연합뉴스
전쟁이 장기화돼 전선이 여러 곳으로 번질 경우 유럽과 걸프 국가들의 참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미·이스라엘, 그리고 이란 모두 결전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어서다. 전쟁 6일째인 5일 기준 중동 전역 사망자는 1300명을 훌쩍 넘은 것으로 집계됐다. 로이터는 각국 발표를 토대로 이란 사망자가 최소 1230명, 레바논 사망자가 최소 77명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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