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호르무즈 유조선 50척→0척인데…中 “자국 유조선 통과 보장” 이란과 협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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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전쟁 이후 중동 핵심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 항행이 급감하며 사실상 봉쇄 상태에 들어간 가운데 중국이 자국 에너지 운반선의 안전 통행을 확보하기 위해 이란과 협의에 나섰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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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 인근 아랍에미리트 푸자이라 해안에 유조선이 대기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로이터통신은 5일(현지시간) 외교 소식통 3명을 인용해 “중국이 중동산 원유와 카타르산 액화천연가스(LNG)를 실은 선박이 호르무즈 해협을 안전하게 통과할 수 있도록 이란과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협의 대상 선박의 국적은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지만, 중국이 자국 선박의 안전 보장을 요구하고 있다고 한다.

보도에 따르면 선박 추적 데이터상 선박 ‘아이언 메이든(Iron Maiden)’이 선적 정보를 ‘중국 소유’로 변경한 뒤 최근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사례도 확인됐다. 중동 원유 의존도가 높은 중국이 해협 봉쇄로 인한 에너지 수급 차질을 우려해 이란에 항행 보장을 요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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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확인한 해상 선박 추적 사이트 ‘마린트래픽(MarineTraffic)’ 화면. 이란 연안 인근 호르무즈 해협 입구 주변에 통과하지 못하는 선박들이 양쪽으로 밀집해 있다. AFP=연합뉴스

실제 전쟁 이후 해협을 지나는 선박 수는 급격히 줄어들었다. 영국 해상무역기구(UKMTO)가 미국 해군 주도의 연합해양정보센터(JMIC) 집계를 인용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전쟁이 시작된 지난달 28일 하루 50척이던 유조선 통과량은 다음날 3척으로 급감했다. 지난 2일에도 3척에 그쳤다. 이어 3일에는 단 한 척도 통과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평상시 하루 평균 50척 안팎이던 유조선 통행이 사실상 멈춘 셈이다.

화물선 통과량 역시 같은 기간 98척에서 1척으로 급감했다. 원자재 해상 운송 추적 서비스(CAS) 역시 4일 기준 해협을 통과한 유조선이 한 척도 없는 것으로 집계했다. 블룸버그가 취합한 선박 위치 데이터에서도 운송량이 전쟁 발발 직전 대비 95% 이상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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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2월 10일 촬영된 이란 케슘(Qeshm)섬의 항공 사진. 이 섬은 클라렌스 해협을 사이에 두고 이란 본토와 분리돼 있으며 호르무즈 해협에 위치해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석유와 LNG 물동량의 약 20~25%가 지나가는 핵심 에너지 통로다. 하루 평균 약 2000만 배럴 규모의 석유와 LNG가 이곳을 통과하며 주요 목적지는 한국을 비롯해 중국·인도·일본 등 아시아 국가들이다. 특히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은 수입 원유의 약 45%를 이 해협을 통해 들여온다.

해협 봉쇄가 장기화할 경우 아시아 에너지 시장 전반에 파급효과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 대만 언론에 따르면 대만 국영 에너지기업인 대만중유공사(CPC)는 중동 정세 불안과 원유 수급 우려를 이유로 다음 주부터 무연휘발유와 경유 판매 가격을 각각 리터당 2.1대만달러(약 97원)와 2.2대만달러(약 102원)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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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운영하는 세파뉴스(Sepanews)가 지난달 16일(현지시간) 공개한 사진으로, 걸프해역에서 진행된 군사훈련 중 표적을 타격하는 장면. AFP=연합뉴스

해협 주변 걸프만(페르시아만)에서도 무력 충돌에 따른 긴장도 높아지고 있다. 선박 운영사 ‘소난골 마린 서비스’는 5일 성명을 통해 “바하마 선적 유조선 ‘소난골 나미베(Sonangol Namibe)’호가 이날 오전 1시20분 (쿠웨이트 국경과 인접한) 이라크 남부 바스라주 호르 알주바이르 항구 인근 해역에서 의문의 폭발로 선체 일부가 손상됐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정체불명의 소형 선박이 유조선 좌현으로 접근한 직후 큰 폭발음이 발생했으며 이후 좌현 밸러스트 탱크에서 누수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선박은 안정 상태를 유지하고 있으며 당시 화물은 적재되지 않아 오염 피해도 발생하지 않은 상태다. 해당 선박은 이라크 국영 석유 마케팅사(SOMO)와 계약을 맺고 약 8만t의 이라크산 연료를 선적하기 위해 이동 중이었다고 한다. 같은 날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걸프해역 북부에서 미국 유조선을 공격해 화재가 발생했다고 주장하면서 두 사건 간 연관성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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