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항복 외엔 협상 없다"면서도…트럼프, 전쟁 '출구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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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이란 공습 작전과 관련 “이란과의 합의는 ‘무조건 항복’ 외에는 없다”며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동시에 “이란을 다시 위대하게(MIGA)”라는 표현을 쓰며 친미 성향의 온건한 지도부가 들어서는 것을 전제로 한 이란의 경제 번영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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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현지시간 5일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열린 2025 MLS컵 우승팀 인터 마이애미 CF를 축하하는 행사에서 지켜보고 있다. EPA=연합뉴스

이를 놓고 일각에선 전쟁의 장기화로 천문학적 비용이 발생하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사실상의 종전 구상을 드러낸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전쟁이 1주일째로 접어든 이날까지 국제유가는 폭등하고 있고, 뉴욕증시는 큰폭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항복’ 전제로 ‘번영’ 약속…출구전략?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글에서 이란이 무조건 항복하지 않을 경우 종전을 위한 협상은 진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란에 전쟁 종식을 위한 최대치의 요구사항을 제시한 말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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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간 6일 이란 중남부 시라즈 공군기지에서 파괴된 이란 공군(IRIAF)의 Il-76 수송기가 위성 사진으로 확인된다. AF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항복 이후 상황에 대해서도 직접 언급했다. 그는 “그(항복) 이후 훌륭하고 수용 가능한 지도자들이 선택되면 우리와 우리의 훌륭하고 매우 용감한 많은 동맹 및 파트너들이 이란이 파멸의 벼랑 끝에서 벗어나도록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무조건 항복에 이은 친미 지도부가 들어설 경우 이란의 경제적 번영을 책임지겠다는 약속에 가까운 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을 경제적으로 어느 때보다 훨씬 더 크고, 더 좋고, 더 강하게 만들 것”이라며 “이란을 다시 위대하게(MAKE IRAN GREAT AGAIN·MIGA)라고도 적었다. 자신의 정치 구호인 마가(MAGA)에서 미국을 이란으로 바꾼 표현이다.

신정 체제 인정?…“종교 지도자 상관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CNN과의 인터뷰에선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사망한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자의 후임으로 또 다른 종교 지도자가 취임해도 괜찮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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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일(현지시간) 라운드 테이블 회의에 참석한 자리에서 이란 공습 상황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그는 “이란에 다시 종교 지도자, 또 다른 ‘아야톨라’가 와도 괜찮냐”는 질문에 “아마도 그렇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 사람이 누구냐에 달려 있을뿐”이라며 “나는 종교 지도자를 싫어하지 않고, 많은 종교 지도자를 다루는데 그들을 훌륭하다”고 답했다.

“이란이 민주주의 국가가 되는 것을 고집하느냐”는 질문에도 “아니다. 나는 그곳(이란)에 공정하고 정의로운 지도자가 있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라며 “일을 잘해야 하고, 미국과 이스라엘을 잘 대하고, 모두 우리의 파트너인 중동의 다른 국가들도 잘 대해야 한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사실상 이란의 신정 체제를 인정한다는 의미에 가깝다. 지난달 28일 이란에 대한 공습을 시작한 직후 이란 국민들을 향해 “스스로 권력을 장악하라”며 신정을 무너뜨리고 친미 성향의 민주정을 세우라고 종용했던 것과는 온도차가 난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인터뷰에서 정권 교체의 방식과 관련 “베네수엘라에서 그랬던 것처럼 아주 쉽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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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간 5일 영국 런던의 한 벽면에 반정부 시위 중 사망한 이란 시위자들의 사진이 전시되어 있다. EPA=연합뉴스

베네수엘라는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축출된 이후 부통령이 임시 대통령을 맡아 미국의 요구에 협조하고 있다. 신정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이란에서도 기존 지도부 가운데 온건한 인사가 권력을 장악한다면 이를 수용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목표 달성까지 4~6주”…전쟁 지속 기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란이 더 이상 미국에 위협이 되지 않고 ‘장대한 분노’ 작전의 목표가 완전히 달성됐다고 판단하는 시점이 되면 그때 이란은 스스로 (항복)선언을 하든 안 하든 무조건적 항복 상태에 놓인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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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간 6일 레바논 베이루트 남부 교외 다히예에서 이스라엘 공습 이후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AP=연합뉴스

레빗 대변인은 이어 “솔직히 말하면 그렇게(항복) 선언할 사람도 많이 남아있지 않다”며 “미국과 이스라엘이 최고지도자를 포함해 이란의 이전 테러 정권 지도부 50명 이상을 제거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이란의 차기 지도자 선출과 관련 “우리 정보기관과 미국 정부가 검토하는 인물이 여러 명 있는 것으로 안다”며 “그 이상은 언급하지 않겠다”고 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이미 완전한 민주정 전환을 사실상 포기하고 기존 지도부 중 일부와 정권 인수와 관련한 물밑접촉을 벌이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CNN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이란의 차기 지도자로 3명 정도를 염두에 두고 있고, 자신이 “(차기 지도자가 될) 인물을 선택하고 싶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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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해군 니미츠급 항공모함 USS 에이브러햄 링컨호가 지난 3일, 공개되지 않은 위치에서 이란에 대한 '장대한 분노' 작전을 지원하고 있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레빗 대변인은 이날 전쟁에 대한 자신감을 보이면서도 “이번 작전 목표가 4~6주 내 완료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전쟁의 기한을 제시한 것은 이란이 ‘저 시간만 버티면 된다’는 생각을 하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전략적 실책에 가깝다. 그럼에도 백악관이 직접 전쟁의 기한을 언급한 것은 전쟁의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는 가운데 이러한 불안 심리를 달래기 위한 목적으로 해석된다.

천문학적 ‘전쟁비용’…유가 폭등·주가 폭락

트럼프 대통령이 장기전에 대한 자심감을 보이고 있지만, 현지에선 전쟁에 드는 막대한 비용을 감당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미국의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5일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이란 공습이 시작된 이후 100시 동안 미국이 쓴 돈은 37억 달러에 달한다. 원화로 5조 4686억원이 이미 이란 상공에 투하됐고, 매일 8억 9140만 달러, 한국 돈으로 1조 3000억원 이상이 추가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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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에 대한 공습이 시작된지 1주일째를 맞은 6일(현지시간) 국제유가는 폭등했고, 뉴욕 증시는 폭락했다. 뉴욕타임스

더구나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미국 유권자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유가는 연일 급등하고 있다. 국제 유가는 이날 한때 배럴당 90달러를 돌파했다. 전쟁 발발 1주일만에 24%나 올랐다. 특히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이번주 35%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1983년 원유 선물 거래 시작 이후 최대 상승 폭이다.

유가의 폭등은 휘발유 가격에 반영되고 있다. 전쟁 전 갤런당 2달러 후반이던 미국의 평균 휘발유 가격은 이날 3.32달러가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휘발유 가격 폭등에 대해 “괜찮다. 단기적일 뿐이고 매우 곧 급락할 것”이라고 했지만, 백악관 내에선 비서실장이 주도해 휘발유 가격 안정을 위한 긴급 대책이 마련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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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에 대한 공습이 시작된지 1주일째를 맞은 6일(현지시간) 국제유가는 폭등했고, 뉴욕 증시는 폭락했다. 뉴욕타임스

또 트럼프 대통령이 확실한 경제 성과로 제시했던 뉴욕증시도 일제히 급락세로 마감했다. 전통적 우량주로 구성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94%, 대형주 위주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33%,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100지수는 1.59% 각각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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