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민주당, 李 사건 공소취소 압박… 법조계 “삼권분립 침해 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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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 사건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모임에 참여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지난달 2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출범식 및 결의대회에서 ″공소취소 즉각추진 국정조사 즉각추진″을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통령과 관련된 주요 사건에 대해 국정조사를 거쳐 검찰의 공소 취소를 요구하는 절차에 착수했다. 법조계에서는 입법부가 특정 사건의 공소 유지 여부에 개입하는 행위가 사법 체계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내 ‘윤석열 정권 조작기소 진상규명 및 공소취소를 위한 국정조사 추진위원회’(공소취소위원회)는 오는 9일 공소권 남용 관련 정책토론회를 개최한 뒤 11일 국정조사 요구서를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국정조사 대상은 대장동 개발 특혜 사건, 위례신도시 개발 비리 사건,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정치자금 수수 의혹 사건, 부동산 통계 조작 의혹 사건,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부산저축은행 수사무마 보도 관련 명예훼손 사건 등 7건이다.

이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이 피고인으로 기소돼 재판이 정지된 사건은 3건이다. 해당 사건들은 아직 1심 선고가 이뤄지지 않아 형사소송법상 공소취소가 가능한 상태다. 민주당은 국정조사를 통해 검찰의 부당 수사와 조작 기소 여부를 규명한 뒤 공소취소 요구로 이어갈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도 지난 6일 법무부를 향해 “명백히 드러난 검찰의 조작 기소 사건들은 빨리 공소를 취소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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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위원장)가 지난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권 조작기소 진상규명 및 공소취소를 위한 국정조사 추진위원회 제2차 전체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법조계 “공소취소는 극히 이례적… 삼권분립 위배 소지” 

검사가 공소를 취소하면 법원은 해당 사건의 유무죄를 판단하지 않고 곧바로 공소기각 결정을 하게 된다. 다만 실무적으로 공소취소는 극히 드문 결정이라는 것이 법조계의 중론이다. 공소취소는 ▶중복 기소 등 명백한 절차적 착오가 있거나 ▶반의사불벌죄 사건에서 피해자가 뒤늦게 처벌 불원 의사를 밝힌 경우 ▶처벌의 근거가 된 법률이 헌법재판소에서 위헌 결정을 받은 경우 등에 한해 제한적으로 이뤄진다.

수도권의 한 부장급 검사는 “공소취소가 이뤄지는 경우는 소송요건에 명백한 흠결이 있을 때 정도”라며 “이런 선례가 만들어지면 검찰은 향후 피고인이 자백하는 사건 외에는 기소를 기피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법조계에서는 공소취소가 극히 제한적으로 사용되는 제도라는 점에서 정치권의 개입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장검사 출신 한 변호사는 “십수 년 검사로 재직하며 딱 한 번 공소취소를 했을 정도로, 명백히 법에 반하는 기소가 사후적으로 확인된 경우에나 공소취소를 한다”며 “정치권 압박으로 공소취소가 논의된 사례는 들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창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입법부가 모임을 만들어 특정 사건 검찰의 공소취소를 논의하는 것 자체가 삼권분립 원칙을 전면으로 부인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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