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이란 사태에 ‘빚투’, ‘영끌’ 급증…닷새간 마통 1.3조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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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민 기자

이란 사태로 국내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이른바 ‘빚투’(빚내서 투자) 움직임이 다시 확대되고 있다. 은행 마이너스통장 잔액이 이달 초 닷새 만에 1조3000억 원 가까이 늘어난 반면 예금에서는 수조 원이 빠져나가면서 투자 자금이 증시로 이동한 것으로 추정된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 5일 기준 개인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40조7227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월 말(39조4249억 원)보다 3.3% 늘어난 수준이다.

실제 영업일 기준으로는 사흘 만에 약 1조2979억 원이 증가한 셈이다. 잔액 규모는 2022년 12월 말(42조546억 원) 이후 약 3년 2개월 만에 가장 큰 수준이다.

증가 속도도 가파르다. 이달 초 닷새 동안 1조2979억 원이 늘어난 것은 2020년 11월 이후 약 5년 3개월 만에 가장 큰 월간 증가세다. 당시에는 코로나19 이후 초저금리 환경 속에서 ‘영끌’과 ‘빚투’가 급증하던 시기였다.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2021년 4월 말 52조8956억 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금리 상승과 가계대출 규제 영향으로 감소해 2023년 이후 30조 원대 수준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 주택담보대출 규제에 따른 풍선효과와 증시 상승세 영향으로 다시 40조 원대로 올라섰고, 최근에는 이란 사태로 인한 증시 급락이 저가 매수 심리를 자극하면서 신용대출이 다시 늘고 있는 모습이다.

마이너스통장을 중심으로 한 신용대출 증가세는 주택담보대출 흐름과 대조적이다. 지난 5일 기준 5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610조1417억 원으로 2월 말보다 5794억 원 감소했다. 반면 신용대출(일반신용대출+마이너스통장)은 105조7065억 원으로 닷새 만에 1조3945억 원 증가했다. 현재 증가세가 이어질 경우 월간 기준으로는 2021년 7월(1조8637억 원) 이후 최대 증가 폭을 기록할 가능성도 있다.

예금에서도 자금 이탈이 나타나고 있다. 5대 은행 정기예금 잔액은 944조1025억 원으로 지난달 말보다 2조7872억 원 줄었다. 투자 대기 자금 성격의 요구불예금도 같은 기간 8조5993억 원 감소했다.

금융권에서는 증시 급락 이후 저가 매수에 나서는 투자 수요가 늘면서 자금이 증권 계좌로 이동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이란 사태 이후 증시 급락을 저가 매수 기회로 보는 고객들의 자금 이동이 뚜렷했다”며 “지난주 코스피와 코스닥이 급락했을 당시 증권사로의 이체액이 하루 1500억 원을 넘는 등 마이너스통장을 활용한 ‘빚투’ 영향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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