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9년 기다린 이미향, 마침내 LPGA 투어 3승째…올 시즌 한국인 1호 챔피언
-
28회 연결
본문
이미향이 8일 열린 블루베이 LPGA에서 우승했다. 신화=연합뉴스
이미향(33)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무려 9년 만의 우승 감격을 맛봤다. 한때 시드까지 잃을 위기를 맞았지만, 험난한 세월을 꿋꿋하게 버티며 마침내 정상으로 돌아왔다.
이미향은 8일 중국 하이난성 젠레이크 블루베이 골프코스(파72·6712야드)에서 열린 블루베이 LPGA 최종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2개, 더블보기 2개로 1타를 잃어 합계 11언더파 277타를 기록했다. 타수는 줄이지 못했지만, 장웨이웨이(29·중국)와 10언더파 동타 상황이던 18번 홀(파4)에서 끝내기 버디를 잡아내면서 올 시즌 첫 번째 한국인 챔피언이 됐다. 우승 상금은 39만달러(약 5억8000만원)다. 역시 우승을 노린 김아림(31)과 최혜진(27)은 7언더파 공동 5위를 기록했다.
챔피언 퍼트를 성공시킨 뒤 눈시울을 붉힌 이미향은 “오늘 아침 긴장을 많이 했지만, 그래도 내 자신을 믿었다. 정말 우승을 원했다”면서 “전반 더블보기 2개가 나와 심적으로 힘들었다. 그래도 후반 버디 3개로 일어선 내 자신이 자랑스럽다. 아버지와 캐디, 코치에게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고 활짝 웃었다.
정확히는 8년 8개월을 기다린 우승 트로피다. 2012년 데뷔한 이미향은 2014년 11월 미즈노 클래식과 2017년 7월 스코티시 여자오픈을 차례로 제패했다. 버거리를 길게 내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정확한 아이언샷을 앞세워 한국 여자골프의 새로운 기대주로 떠올랐다.
그러나 이후 시간은 순탄치 않았다. 부상과 부진으로 정상에서 멀어졌다. 2022년에는 시드까지 잃을 위기를 맞았다. 어렵게 선수 생활을 이어갔지만, 최근에는 어깨를 다쳐 제 스윙도 하지 못했다. 마음고생이 계속된 9년. 스스로는 “우승을 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다독였어도, 주위의 동료들이 정상에서 포효하는 장면은 마음을 아리게 했다. 그러던 중 선배 김세영(33)의 지난해 10월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우승이 큰 자극제가 됐다. 올 시즌을 앞두고 만난 이미향은 “(김)세영 언니가 소감으로 ‘우승이라는 자리와 점점 가까워지다 보면 결국 쟁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상을 향해 묵묵히 달려가는 내게 그 이야기는 큰 힘이 됐다”고 했다.
이날 우승을 이루는 과정은 험난했던 지난 세월과 같았다. 3타차 단독선두로 맞이한 전반 플레이는 기복의 연속이었다. 파4 5번 홀. 티샷이 원하는 대로 맞지 않아 비거리가 조금 짧게 나왔다. 이어진 아이언샷도 열려 맞아 그린을 놓쳤고, 어프로치가 길게 흘러 반대편 러프까지 굴러갔다. 그린 경사가 심한 이 홀에서 보기 퍼트마저 벗어나 2타를 잃었다. 또, 9번 홀(파4)에서도 티샷이 흔들리며 더블보기를 적어 8언더파가 됐다. 이 사이 류위(31·중국)와 장웨이웨이가 9언더파 공동선두로 앞서나갔다.
이미향. AFP=연합뉴스
심기일전한 이미향은 후반에는 전혀 다른 선수가 됐다. 10번 홀(파4)과 13번 홀(파4) 버디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이제 장웨이웨이와 10언더파 공동선두. 승부처는 18번 홀이었다. 침착하게 그린을 살핀 이미향의 웨지샷이 컵을 훑고 지나가 바로 옆에서 멈춰 섰다. 이글은 놓쳤지만, 탭 인 거리의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우승을 확정했다.
이날 함께 경쟁한 김아림과 최혜진을 비롯해 평소 가장 절친하게 지내는 최운정(36)은 이미향에게 물을 힘껏 뿌려주며 동료의 우승을 축하했다. 이미향은 “오늘 우승은 주변 사람들이 만들었다”고 했다.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