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공수처장 출신 김진욱도 “난 헌법 연구관 출신” 홍보 [사법체계 대격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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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소원 도입에 따른 초유의 4심제 시대가 열리자 로펌과 변호사들이 벌써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초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을 지낸 김진욱 전 처장이 속한 법무법인 함백은 재판소원법 국회 통과 닷새 뒤인 지난 4일 블로그에 ‘재판소원, 30일 안에 전략이 갈립니다’란 홍보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대법원 확정판결이 내려지면 모든 절차가 끝이라고 생각하는 분이 많지만 재판소원 제도 도입 후 상황이 달라졌다”며 김 전 처장을 소개한다. 김 전 처장은 2021년 초대 공수처장에 오르기 전에 2017년까지 7년간 헌재 선임헌법연구관을 지냈다. 그러면서 “재판소원 청구 기한은 판결 확정일로부터 30일이니 지금 바로 확인하라”고 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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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욱 초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이 2023년 국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증인 선서를 하고 있다. 김 처장은 2024년 공수처장직에서 퇴임하고 법무법인 함백 변호사로 재직 중이다. 김성룡 기자

헌법재판소법 제25조에 따라 헌법재판은 변호사를 선임하지 않고는 청구가 불가능하다. 로펌과 변호사들의 새로운 시장이 열린 것이다. 김앤장은 헌법재판관 출신 목영준·강일원 변호사 등으로 이뤄진 헌법소송팀이 재판소원을 맡는다. 태평양은 이달 초 헌재 선임헌법연구관을 지낸 김경목 변호사를 비롯해 30여 명 규모의 재판소원 태스크포스(TF)를 벌써 꾸렸다. 광장은 지난 4일 헌재 사무처장 출신인 김정원 변호사, 헌법연구관을 지낸 지영철·강을환·진창수 변호사 등으로 헌법재판팀을 출범시켰다.

세종은 민일영 전 대법관, 부장판사 출신 배호근 변호사, 2019년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을 받아낸 김광재 변호사 등으로 구성된 헌법소송팀에 더해 재판소원 전담팀을 신설할지 검토 중이다. 화우는 이인복 전 대법관과 법원행정처 사법정책실장 출신인 이민걸 변호사, 법원행정처 사법정책심의관 출신인 이동근 변호사 등으로 재판소원 TF를 발족했다. 율촌도 헌재 헌법연구부장을 지낸 윤용섭 고문을 중심으로 재판소원 관련 TF를 신설했다. 이 외에 로펌들은 각자 재판소원 관련 고객 초청 세미나, 기업 설명회 등도 기획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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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준홍 기자

헌재 전관 영입 전쟁도 벌어졌다. 한 로펌 관계자는 “헌재 근무 경력이 있는 변호사를 추가 영입하고 있다”고 했다. 헌법재판 사건의 심리와 심판에 관한 조사·연구 업무를 하는 헌재 연구관은 과거 학계 외엔 진출 경로가 제한적이었는데, 갑작스럽게 변호사 시장에서 수요가 급증했다. 한 현직 부장판사는 “재판소원 도입으로 가장 큰 수혜를 보는 건 헌재 연구관들”이라고 분석했다.

재판소원 제도로 경제력에 따라 소송 결과가 달라지는 불평등을 심화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국선변호인은 “지금도 소송 비용 때문에 상급심 판단을 충분히 받아볼 만한 사건을 포기하는 의뢰인이 많다”며 “헌재에도 국선대리인 제도가 있기는 하지만, 결국 재판소원 제도는 정치인, 기업 등 돈 있는 자들의 전유물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참여연대 공익법센터장 출신인 양홍석 변호사도 “경제력을 통한 법률 문제 대응 차이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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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환 헌법재판소장과 재판관들이 지난해 12월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 앉아 있다. 뉴스1

또 다른 유명 로펌 변호사도 “‘승소나 인용 가능성이 낮다’고 안내해도 ‘돈은 얼마든 지불할 테니 재심을 청구해 달라’ ‘판사를 고소해 달라’며 찾아오는 의뢰인이 적지 않았다”며 “그런데 판결을 놓고 한 번 더 다툴 길이 정식으로 열렸으니 정치인, 기업 등 자본력이 뒷받침되는 소송 당사자는 재판소원의 기회를 누리고, 그렇지 않은 이들은 못 누리는 격차가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 로펌 대표 변호사는 “끝까지 소송에서 다투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정치인 등을 중심으로 재판소원 수요가 있을 것”이라며 “기성 로펌 중에는 승소가 쉽지 않은 재판소원 문의를 거절하겠지만, 대규모 온라인 광고와 전관 변호사를 내세워 급격히 성장하는 로펌들 중에는 신규 수입원으로 활용하는 곳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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