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4400만원이 바꾼 전쟁 공식…AI·드론 가성비 전쟁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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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현지시간)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시작한 전쟁이 9일로 10일 차에 접어들었다. 이번 전쟁은 장소만 중동일 뿐 걸프전(1991년)은 물론 아프가니스탄전(2001년)·이라크전(2003년) 등 과거 중동전과 공식이 확연히 달라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상군 중심에서 드론·미사일 위주 공중전으로 바뀐 데다, 전선(戰線)이 군사 시설을 넘어 중동 전역의 에너지 인프라로 확대됐다.

무엇보다 드론을 전쟁에 본격 투입했다는 점이 두드러진다. 미국의 압도적인 공군력에 대항하는 이란의 무기가 드론이다. 이란은 대당 3만 달러(약 4400만원)짜리 자폭 드론 ‘샤헤드-136’을 활용해 적을 상대하는 ‘물귀신 작전’을 편다. 반면에 이란 드론을 상대하는 미국 패트리엇(PAC-3) 요격 미사일의 대당 가격은 약 400만~600만 달러(약 59억~89억원) 수준이다. 요격률이 90% 이상이라고 하지만,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측면에선 이란의 완승이란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한계를 느낀 미국도 샤헤드를 모방한 자폭형 공격 드론 ‘루카스(LUCAS)’를 전장에 투입했다. 로렌 칸 조지타운대 연구원은 뉴욕타임스(NYT)에 “냉전 이후 오랜만에 미국이 적이 만든 무기를 보고 필요하다고 판단해 그대로 만든 사례”라고 말했다. 미국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성능을 입증한 대(對)드론 요격 시스템 ‘메롭스(Merops)’도 도입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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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을 활용한 첫 번째 중동전이기도 하다. 하메네이 제거 작전에선 팔란티어가 위성·드론이 수집한 데이터로 실시간 상황판을 제공했다. 앤스로픽의 ‘클로드’는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해 은신처와 급습 시점을 제시했다. 위성과 드론, 감청 장비 등을 통해 수집한 정보를 사람이 처리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AI가 분석하면 짧은 시간에 처리할 수 있다. 1분, 1초가 생사를 가르는 전장에서 작전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여주는 게 AI의 역할이다.

전쟁의 성격이 단순 군사 충돌을 넘어 에너지 전쟁으로 비화한 것도 차이점이다. 이란은 전쟁 직후부터 전 세계 해상 원유 수송량의 약 20%가 지나는 호르무즈해협 봉쇄를 선언했다. 이어 이란의 포문은 사우디아라비아 정유 시설과 아랍에미리트(UAE) 액화천연가스(LNG) 설비 등 중동의 에너지 인프라로 향했다. 블룸버그는 “중동의 핵심 에너지 자산이 공격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7일 미국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이날 미국의 평균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3.41달러를 기록해 1주일 만에 14% 올랐다. 미 서부텍사스유(WTI)는 전쟁 개시 후 30% 이상 올라 배럴당 90달러를 넘어섰고, 호르무즈해협 봉쇄가 장기화할 경우 150달러까지 급등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경제 매체 뉴스맥스머니는 “기름값 상승은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에 주요 위험요인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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