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천국의 열쇠' 건 소년병 시신, 그 피 먹고 큰 이란 혁명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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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열쇠가 너희에게 천국의 문을 열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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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라크 전쟁 당시 10대 병사들. 사진 위키피디아

1980년대 초 포성이 끊이지 않던 이란-이라크 전쟁의 최전선. 기도서와 이른바 ‘천국의 열쇠’를 손에 쥔 이란의 10대 소년들이 지뢰밭 앞에 섰다. 이란의 최고지도자 루홀라 호메이니의 축복을 받았다는 이 열쇠는 전장에서 순교를 독려하는 선전의 상징이었다. 부실한 훈련을 받은 소년들이 부실한 장비를 들고 지뢰밭으로 돌격했다.

수년간 이어진 소모전 속에서 전사한 학생 병사는 3만6000여 명, 부상자는 2853명이었다. 엄청난 사상자 수는 이들이 군사훈련을 받은 군인이 아닌 철저한 소모품으로 전장에 던져졌다는 걸 증명한다. 동시에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만든 체제 원리를 드러낸다. 신앙, 순교, 집단 동원, 그리고 인간을 체제의 재료로 바꾸는 기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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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소년병이 1982년 이란-이라크 전쟁 중 이라크 포로들을 감시하고 있다. 사진 위키피디아

군대를 견제하던 군대, 국가를 삼키다

IRGC는 애초 국가를 지키는 군대라기보다 ‘혁명’을 지키는 군대였다. 1979년 혁명 직후 새 지도부는 정규군이 언제든 쿠데타를 일으킬 수 있다고 의심했다. 그래서 정규군을 견제할 또 다른 군대를 만들었다.

1980년 사담 후세인이 이끄는 이라크가 이란을 전격 침공하면서 발발한 이란-이라크 전쟁은 IRGC가 정규군을 압도하고 국가의 절대 권력으로 부상하는 결정적 전환점이 됐다. 정규군이 계속된 숙청의 여파로 고전할 때, IRGC는 극단적 이념 교리에 기반한 혁명적 전술을 채택했다.

천국의 열쇠를 목에 건 소년병들과 민병대를 주축으로 맹렬한 인해전술을 감행했던 것이다. 1982년 코람샤르 탈환이 대표적이다. 이란은 한 달간 이어진 작전 끝에 최종 공방에서 코람샤르를 되찾았고, 이라크군 약 1만9000명이 투항하거나 포로가 됐다.

호르무즈해협을 협박장으로… 세계경제의 목줄을 쥐다

이 승리로 IRGC는 이란 사회 내에서 신성불가침의 국가적 영웅이자 성역으로 확고히 자리했다. 육·해·공군을 독자적으로 거느린 거대 군사 조직으로 실질적으로 거듭나기도 했다.

지금의 IRGC는 단순한 군 조직이 아니다. 군대이면서 정보기관이고, 경제 카르텔이며, 중동 대리전을 설계하는 권력의 인프라다. 해상 석유 교역량의 4분의 1 이상이 지나는 호르무즈해협에서 IRGC는 통행증을 쥔 폭력조직처럼 행동해 왔다. IRGC의 해상 전력은 항공모함 등을 앞세운 보통의 대양해군이 아니다. 대신 좁은 해협, 고속정, 기뢰, 해안 미사일, 무전 교신, 불안 심리를 무기로 쓴다. 실제 전면전보다 상대의 계획을 망가뜨리는 데 훨씬 특화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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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2000년 10월 20일 바시즈 민병대 약 11만 명을 사열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하메네이 이후 이란은 어디로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제거됐지만 이란의 보복은 끈질기게 이어지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이라는 세계 경제의 목줄을 쥐고 흔드는 IRGC의 해상 전술도 즉시 가동됐다.

군부 수뇌부가 증발한 혼란 속에서 즉각적인 반격과 해협 봉쇄는 어떻게 가능했을까. 하메네이의 뒤를 이을 '얼굴'은 누구일까. 혁명을 앞세워 국민의 피와 돈을 쥐어 짜는 그들의 항전은 언제까지 계속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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