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급증하는 염증성 장 질환, 다학제 협진 통해 치료해야 [Heal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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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한소정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환자 특성에 맞춘 치료 계획 수립
심리·영양 관리로 증상 완화율 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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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소정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염증성 장 질환은 궤양성 대장염, 크론병, 베체트 장염을 포함하는 희귀 또는 중증 난치 질환이다. 2010년 약 2만3800명이던 국내 환자 수는 2024년 약 9만6200명으로 네 배 이상 늘어났다.

염증성 장 질환은 위장관 질환을 넘어 신체적·정신적·사회적 건강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설사와 복통뿐 아니라 관절, 눈, 피부에도 염증이 발생하고 농양·누공 같은 합병증으로 수술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최근 한 국제 연구에선 환자의 95%가 정신 건강과 질환의 연관성을 인지하지만, 심리 지원과 영양 상담 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은 매우 제한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염증성 장 질환은 다학제 치료가 필수적이다. 소화기내과와 외과, 정신건강의학과, 간호사, 영양사 등으로 구성된 다학제팀은 환자 특성에 맞춘 개인화된 치료 계획을 수립하며, 심리 지원과 영양 관리를 통해 환자의 자가 관리 능력과 심리적 안정감을 높인다. 이는 치료 순응도와 증상 완화율을 높이고, 불필요한 약제 사용과 입원·수술을 줄여 환자의 건강을 최적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 치료제의 발전에도 많은 환자가 신체적 장애나 피로감을 겪고 있는 만큼 다학제팀을 통해 장외 증상까지 통합 관리하면 환자 중심의 전인적 관해(질병 활성이 없고 일상을 되찾은 상태)를 달성할 수 있다. 실제로 다학제 협진을 통해 입원율과 수술률이 감소하고 삶의 질이 향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대부분의 임상 현장에는 여러 장벽이 존재한다. 예산 부족으로 영양사와 심리학자 같은 필수 인력이 팀에 포함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지속 가능한 재정 모델과 인력 양성 시스템이 부재하다. 국제 연구에서도 심리 서비스가 일관되게 제공되지 않고, 영양 관리의 접근성과 표준화가 미흡하다는 점이 지적된다. 질병 초기부터 정신 건강 문제를 선별하고 즉각 개입할 표준 프로토콜을 마련해야 한다. 장외 증상 관리 전문의의 통합도 일관되지 않아 피부·관절 증상이 따로따로 관리되는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해외의 경우 원격의료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으로 환자 데이터를 실시간 수집해 진료에 반영하는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국내는 원격의료가 제한적이지만 향후 제도적 여건이 마련되면 접근성 확대의 중요한 대안이 될 것이다.

결국 신체적·정서적·사회적 안녕을 포괄하는 전인적 관해를 위해선 ▶표준화된 가이드라인 개발 ▶심리·영양 전문가 포함 의무화 ▶정책 개입과 재정 모델 마련 ▶환자 중심 성과 측정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 세브란스병원 염증성장질환센터를 비롯한 여러 기관에선 다학제 협진과 새로운 치료법 연구를 통해 환자들의 더 나은 삶의 질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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