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대동맥류 수술 부담 줄인 스텐트 시술, 고위험군도 안전” [Heal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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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한영진 교수
서울아산병원 혈관외과

증상 없고 파열 땐 사망률 80% 넘어
1㎝ 미만 절개로 신체적인 부담 적어
특별한 합병증 없으면 2~3일 내 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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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진 교수는 “대동맥류 치료 목적은 파열을 예방하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인성욱 객원기자

“10여 년 전만 해도 응급실 도착 전 절반, 응급실에서 다시 절반, 수술실에서 또 그 절반이 사망하던 질환입니다.” 서울아산병원 혈관외과 한영진 교수는 대동맥류 파열의 치명성을 이같이 표현했다. 대동맥류는 뚜렷한 전조 증상이 없어 혈관이 파열된 후에야 병원을 찾는 환자가 대다수였다. 그러나 최근 의료 현장의 풍경은 달라졌다. 건강검진이 활성화되며 조기에 발견되는 사례가 늘었고, ‘스텐트 그라프트(금속망으로 된 인조혈관) 삽입술’이 보편화하며 치료 문턱도 낮아진 덕분이다. 한 교수를 만나 대동맥류 치료의 변화와 최신 전략을 들어봤다.

대동맥류는 어떤 질환인가.
“대동맥류는 가장 굵은 혈관인 대동맥이 정상 직경의 1.5배 이상 확장된 상태를 뜻한다. 혈관 벽의 연결 구조가 손상되는 퇴행성 변화로 인해 생기며, 한 번 약해진 벽은 동맥압을 견디지 못하고 점차 커지다가 파열로 이어질 수 있다. 위치에 따라 흉부와 복부 대동맥류로 나뉘지만, 위험성과 치료 원칙은 유사하다. 동맥경화와 연관된 병태로 노화·흡연·고혈압·고지혈증이 주요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조기에 알아차릴 수 있는 증상이 있나.
“동맥 자체에는 감각이나 신경이 없어 대부분 무증상으로 진행된다. 혈관이 급격히 확장돼 주변 장기를 압박할 경우 통증·구토·위 팽창 등이 나타나고, 감염·염증이 동반되면 통증이 나타나기도 하지만 이는 흔치 않은 사례다. 대개 뚜렷한 전조 없이 지내다 파열 단계에 이르러서야 극심한 통증과 쇼크가 동반되는데, 이때는 이미 생명이 위험한 응급 상황이다.”

대동맥류는 증상이 없어도 언제 파열될지 모르는 시한폭탄과 같다. 진단 후 3년 내 파열 또는 사망 위험이 60%를 넘고, 파열 시 사망률은 80~90%에 달한다. 특히 흉부 대동맥류는 90%를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처럼 위험한 대동맥류 환자가 최근 10년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환자 수가 꾸준히 늘고 있다.
“대동맥류는 나이 자체가 중요한 위험 인자다. 평균 수명이 늘며 고령 인구가 증가한 것이 환자 수 증가의 주요 요인이다. 여기에 건강검진 활성화와 의료 수준 향상으로 복부 초음파 시행이 늘면서 무증상 단계에서 조기 발견되는 사례가 증가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진단 및 치료 기준이 궁금하다.
“대동맥류를 확인하는 대표적인 검사는 복부 초음파다. 일정 크기 이상이면 90% 이상 진단이 가능하며, 크기가 작더라도 주의를 기울이면 충분히 발견할 수 있다. 치료는 복부 대동맥 기준 직경이 남성 5.5㎝, 여성 5㎝ 이상일 때 시행하며, 그보다 작더라도 1년에 1㎝ 이상 빠르게 커지면 적응증에 해당한다. 기준에 미치지 않더라도 대동맥류는 점차 커지는 특징이 있어 6개월에서 2년 간격으로 추적 관찰하는 것이 권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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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 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
“방법은 크게 수술과 혈관 내 치료로 나뉜다. 수술은 늘어난 혈관을 절제해 인조혈관으로 치환하는 전통적 방식으로, 복부나 흉부를 절개해야 한다. 최근 널리 시행되는 혈관 내 치료는 사타구니 대퇴동맥을 통해 스텐트 그라프트를 삽입하는 방식이다. 혈류가 스텐트 내부로만 흐르도록 유도해 동맥류 벽에 가해지는 압력을 차단하고, 파열을 예방한다. 절개 범위가 1㎝ 미만인 최소침습 시술로, 수술보다 신체적 부담이 적다.”
스텐트 시술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환자는.
“대동맥류 환자는 관상동맥 질환이나 심폐 기능 저하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환자는 개복 수술의 위험이 커 혈관 내 치료를 우선 고려한다. 다만 모든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삽입한 스텐트 그라프트를 위아래 정상 혈관에 안정적으로 고정할 수 있는 충분한 길이와 적절한 각도 등 해부학적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
회복 속도와 안전성은 어떤가.
“스텐트 그라프트 삽입술은 절개 범위가 작아 회복이 빠르며, 특별한 합병증이 없다면 2~3일 내 퇴원이 가능하다. 시술의 안전성은 객관적인 데이터로 입증됐다. 글로벌 데이터에 따르면 개복 수술의 30일 이내 사망률은 3~4% 수준이지만, 혈관 내 치료는 약 1%로 보고된다. 경험이 풍부한 대형 병원에서는 각각 1%, 0.5% 수준으로 보고되고 있다.”
스텐트 시술 보편화로 생긴 변화는.
“과거에는 대동맥류가 파열된 뒤에야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건강검진으로 무증상 단계에서 발견되는 사례가 늘고, 부담이 적은 스텐트 그라프트 삽입술이 보편화하면서 조기에 치료를 선택하는 환자가 크게 늘었다. 유연한 치료 설계도 가능해졌다. 항암 치료 중 감염성 대동맥류가 발생한 위암 말기 환자에서 개복 수술 대신 스텐트 그라프트를 먼저 삽입해 파열 위험을 차단한 뒤 항암 치료를 이어간 사례도 있다. 이처럼 전신 상태나 동반 질환으로 개복이 어려운 환자에게 스텐트 시술이 중요한 치료 옵션이 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환자들에게 전할 조언은.
“대동맥류를 진단받아 추적 관찰 중이라면 정기 검사를 빠짐없이 받고, 치료 기준에 도달하면 적절한 시점에 치료받아야 한다. 스텐트 시술 후에도 관리가 끝나는 것은 아니다. 연 1회 정도 정기 추적 관찰을 통해 기구 변형이나 합병증 여부를 확인하고, 파열을 예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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