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잠 충분히 잤는데도 피곤하네"…심장이 보내는 'SO…
-
8회 연결
본문
3월 13일 ‘세계 수면의 날’
정상은 깊고 얕은 잠 5~7회 반복
성인 적정 수면 시간은 7~9시간
숙면 위해선 기상 시간 일정해야
사람은 일생의 3분의 1을 잠으로 보낸다. 수면은 단순한 휴식 상태를 의미하지 않는다. 뇌와 몸을 재정비하는 생리 과정으로 생명 유지에 필수적이다. 잠을 자는 동안 낮에 손상된 세포 기능이 복구되고, 기억은 정리되며, 면역 체계가 강화된다. 그런데도 현대인은 가장 먼저 줄일 수 있는 시간으로 ‘잠’을 택한다. 야근과 학업, 늦은 밤 스마트폰 사용이 이어지면서 수면 부족은 일상이 됐다. 반복되는 수면 부족은 면역력 저하, 대사 이상, 심혈관 질환 위험 증가, 우울·불안 등 정신 건강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3월 13일 ‘세계 수면의 날’을 맞아 잠의 가치를 다시 점검해야 할 때다.
직장인 박지희(36)씨는 요즘 깊은 잠을 자지 못한다. 잠자리에 누워 스마트폰으로 영상을 보거나 SNS를 하다 보면 새벽 2시를 넘기기 일쑤다. 하루 평균 수면 시간은 4시간 남짓. 박씨는 “겨우 잠들어도 아침이면 머리가 맑지 않고, 낮에는 졸음과 피로가 쏟아져 업무에 집중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수면 부족하면 집중력·기억력 저하
수면 시간이 부족하면 우리 몸에는 ‘빚’이 쌓인다. 이를 ‘수면 부채’라고 부른다. 수면 부채가 생길 경우 집중력·기억력·인지력 저하라는 이자를 감당해야 한다. 불규칙한 수면 습관은 혈관과 심장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 교감신경이 과도하게 활성화되면서 혈압이 오르고 심혈관 질환 위험을 높이는 것. 점점 혈당 조절도 어려워지며, 체중 증가와 염증을 유발해 만병의 씨앗을 만들게 된다.
수면에도 패턴이 있다. 정상적인 수면은 깊은 잠(비렘수면)과 얕은 잠(렘수면) 단계가 한 주기를 이루며 5~7회 반복된다. 이 균형이 깨지면 뇌 건강과 정서 안정이 흔들릴 수 있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신경과 윤지은 교수는 “깊은 잠은 신체 회복과 면역 강화, 노폐물 제거에 관여한다”며 “얕은 잠은 눈동자가 빨리 움직이며 꿈을 꾸는 단계인데, 이는 감정 조절과 기억·학습을 다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적정한 수면의 양은 얼마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사람마다 차이가 있다. 특히 연령에 따라 달라지는데, 일반적으로 나이가 들수록 적정 수면 시간은 줄어든다. 한국수면학회가 권장하는 수면 시간은 성인 기준 7~9시간이다. 이보다 너무(1시간 이상) 짧거나 오래 자도 좋지 않다. 건강을 위한다면 최소 7시간은 자는 것이 이롭다.
잠을 충분히 자더라도 수면의 질이 낮다면 숙면했다고 보기 어렵다. 수면 패턴이 일정하지 않다면 낮 동안 졸리거나 밤에 불면증을 겪는 경우가 많다. 일주기 생체리듬이 안정적으로 유지돼야 낮에는 활동하고 밤에는 자연스럽게 잠들 수 있다. 밤낮이 뒤바뀐 생활이나 불규칙한 수면 습관은 이 리듬을 깨뜨린다. 잠을 몰아서 오래 자더라도 오히려 더 피곤하게 느껴지는 이유다.
수면의 질을 떨어뜨리는 대표 질환으로 수면무호흡증이 있다. 자는 동안 10초 이상 호흡이 반복적으로 멈추거나 얕아지는 상태다. 수면 중 무호흡이 반복되면 혈중 산소 농도가 떨어지면서 뇌가 각성 상태에 들어가 숙면을 방해한다. 고려대 구로병원 순환기내과 나진오 교수는 “수면무호흡증은 고혈압, 심부전 같은 다양한 합병증과 인지장애, 우울증 등 정신질환을 일으킬 수 있어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며 “정확한 진단을 위해선 수면다원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엎드려 자지 말고 낮잠 피해야
수면의 양과 질뿐 아니라 자세도 중요하다. 엎드리거나 척추가 틀어진 상태로 자면 통증을 유발할 수 있고, 통증은 다시 숙면을 방해한다. 목동힘찬병원 신경외과 이동찬 원장은 “바로 누울 때는 적절한 높이의 베개를 사용하고 무릎 아래에 낮은 베개를 받쳐 요추(허리뼈)를 이완시키는 것이 좋다”며 “옆으로 누울 경우 어깨높이에 맞는 베개를 베고 다리 사이에 베개를 끼우면 척추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숙면의 기본은 규칙성이다. 수면 문제는 대부분 불규칙한 수면 습관과 관련 있다. 무엇보다 기상 시간을 일정하게 유지해야 한다. 밤에 잠을 설쳤더라도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는 것이 생체리듬을 안정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낮에는 햇볕을 충분히 쬐고, 운동은 취침 3~4시간 전에 마친다. 낮잠은 가급적 피하고 자더라도 15~30분 이내로 제한한다. 늦은 오후부터는 카페인과 니코틴 섭취를 삼간다. 깊은 수면을 방해하는 음주도 조절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잠들기 2시간 전에는 스마트폰·TV 등 전자기기 사용을 줄인다. 침실은 조용하고 어둡게, 적정 온·습도를 유지해야 한다. 온도는 16~20도, 습도는 30~50%가 적당하다. 잠이 오지 않을 때 침대에서 오래 버티는 것도 피해야 할 습관이다. 이럴 땐 조용한 공간에서 가벼운 독서나 라디오 청취 등 자극이 적은 활동을 하다 졸릴 때 다시 눕는 것이 좋다.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