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두쫀쿠에서 봄동 비빔밥으로…‘밈’이 불러온 ‘제철코어’ 열풍 [비크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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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동 비빔밥 먹어봤어요?

요즘 사람들과 만나면 안부처럼 주고받는 대화다. 불과 몇 주만 해도 없어서 못 팔던 두쫀쿠(두바이 쫀득 쿠키)인기는 사그라들고 봄동 비빔밥이 그 자리를 차지했다. 왜 사람들은 지금 봄동에 빠진 걸까. 열풍의 배경에는 지금 Z세대가 열광하는 ‘제철코어’ 트렌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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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맞아 봄동 비빔밥을 만들어 먹는 영상 콘텐트가 인기다. 사진 SNS 갈무리

‘밈’이 쏘아 올린 제철 음식

봄동은 노지에서 겨울을 보낸 배추다. 잎이 납작하고 퍼진 형태로 자라고 맛은 달다. 이른 봄부터 등장해 봄을 알리는 채소로도 알려져 있다. 매년 이맘때쯤이면 겉절이로 밥상에 자주 오르지만 이번에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주목받았다. ‘비빔밥’이라는 밈의 타깃이 되면서 특별한 주인공이 됐다.

열풍의 도화선은 소셜네트워크(SNS)였다. 봄동을 비벼 먹는 영상이 소셜네트워크 대화 망에서 퍼지기 시작했다. 10여년 전 ‘1박 2일’ 예능에서 강호동이 밥과 봄동 겉절이를 버무려 먹는 장면이 가장 유명하다. 이 영상은 매년 봄만 되면 회자하던 고전 밈(meme)인데, 올해 유독 강하게 확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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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동 비빔밥의 인기로 SNS에서 다양한 '밈' 콘텐트가 확산 중이다. 사진 SNS 갈무리

제철에만 먹을 수 있다는 희소성과 함께 건강과 맛까지 챙길 수 있다는 점이 주효했다. 봄동만큼은 아니지만, 제철 음식인 냉이·두릅·미나리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미나리를 사발에 가득 넣은 한 국밥 체인점은 1시간 넘게 기다렸다가 입장했다는 후기가 SNS에 가득하다. 밈이 관심을 부르고, 실제로 체험한 인증 콘텐트가 인기를 증폭시키는 구조다.

지금만 누릴 수 있는 ‘힙’…계절을 경험하는 Z세대의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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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 세대의 전유물로 여겨진 지역 축제가 MZ세대의 유입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문체부에 따르면 코로나 이후 지역 축제 소셜 언급량은 지난해 9300건으로 2019년 대비 40.9% 상승했다. 사진은 매화축제 모습. 뉴스1

이 현상을 단순히 음식 트렌드로 볼 수 있을까. 최근 Z세대 사이에 퍼진 제철코어는 말 그대로 이 계절에만 즐길 수 있는 것에 집중하는 행위다. 예전에도 제철 음식은 중요했다. 하지만 지금의 제철코어는 건강이나 미식에 한정되는 것이 아닌, 계절을 경험하는 방식이자 콘텐트가 되는 소비라는 점에서 다르다. 겨울에 제철인 방어회를 먹으러 가고, 여름에 토마토와 관련된 아이템을 사는 행동이 ‘오늘의 나’를 느끼게 해주는 것이다.

과거에는 주로 5060 세대가 즐기던 지역 특산물이나 지자체 축제도 Z세대에게는 새롭고 힙한 콘텐트가 됐다. SNS에는 “이 좋은 걸 엄마 아빠만 알았다고?” 같은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오며 지역 먹거리나 계절 축제를 소개한다. 제철 음식으로 건강을 챙기고, 계절별로 유명한 지역을 찾아다니며 계절을 만끽하는 부모 세대의 모습이 풍요로움과 여유로 다가오는 것이다. ‘금수저보다 부러운 건 제철 과일수저’라고 올린 한 게시물은 16만회 이상 조회되며 수많은 공감 댓글이 달렸다. 제철 과일이나 식재료를 사는 일이 낯선 젊은 1인 가구에 제철코어는 자신의 삶을 더 잘 돌보고 싶다는 욕구의 표현이기도 하다.

푸드 넘어 IT, 패션까지 섭렵한 제철코어  

관련 상품과 마케팅도 눈에 띈다. 현대카드 쿠킹 라이브러리 델리에서는 지난 28일, 온라인 그로서리 숍 어글리어스와 ‘제철 미식, 제철 행복’을 주제로 팝업을 열었다. 어글리어스는 크기와 모양이 규격에 벗어났을 뿐, 맛과 영양은 충분한 제철 식재료를 다룬다. 현장에서는 제주 당근·레드향·비금도 섬초·유채나물 등 제철 음식으로 만든 한상이 펼쳐져 참가자들이 입으로 봄을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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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은 제철 코어 트렌드를 활용해 사전예약 고객들에게 ‘신선한 제철 혜택 SKT S26 마켓’ 프로모션을 펼쳤다. 사진 SK텔레콤

제철 경험은 음식을 넘어 IT와 패션 분야로도 확장 중이다. SK텔레콤은 갤럭시 S26 시리즈 출시와 함께 ‘제철 맞은 갤럭시’를 내세웠다. 계절마다 유행하는 축제와 음식을 찾아다니는 2030에게 신선한 제철 혜택을 준다는 메시지다. 지난 27일 서울 성수동에 열린 팝업스토어도 싱싱한 채소와 먹거리 가득한 마켓으로 꾸몄다.

패션 플랫폼 에이블리는 자사 몰 검색 데이터를 바탕으로 올해 트렌드 키워드인 ‘S.P.E.C.T.R.U.M(스펙트럼)’을 선정했다. 그중 하나인 제철코어 트렌드(Season-led)는 음식을 넘어 스타일링이나 화장법, 굿즈 등 생활 전반에서 제철을 찾는 경향을 드러낸다. 지난해 8월에는 토마토 지갑과 폰 케이스가, 12월에는 붕어빵 손난로 검색이 급증했는데, 이 유행이 올해도 지속한다는 분석이다. 1월에는 딸기 파우치 검색이 전년 대비 약 16배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제철코어가 유행하는 이유로 ‘기후변화로 점점 흐려지는 사계절에 대한 향수’, ‘건강한 라이프스타일 추구’를 꼽는다. 여기에 ‘지금 아니면 못한다’는 특별한 경험을 기록하려는 심리도 작용한다. 유행은 빨라도 계절은 변함없이 돌아온다. 봄동 비빔밥으로 떠오른 제철 트렌드가 앞으로 어떤 음식과 아이템으로 이어질지 궁금해진다.

b.이슈

비크닉이 흘러가는 유행 속에서 의미 있는 이슈를 건져 올립니다. 사람들의 발길을 이끄는 매력적인 공간을 탐색하고, 시대와 호흡해 성장하는 브랜드와 기업을 조명합니다. 비즈니스적 관점은 물론, 나아가 삶의 운용에 있어 유의미한 ‘인사이트’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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