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하이브리드 F1머신 시대 활짝…충전이 승부 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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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뮬러원 멜버른 그랑프리가 8일 호주 멜버른 앨버트 파크에서 열렸다. 출발선을 떠난 머신들이 2번 코너를 통과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포뮬러원(F1) 월드챔피언십 2026시즌 개막전인 호주 멜버른 그랑프리(GP)가 8일 막을 내렸다. 우승 후보 1순위 레드불의 맥스 베르스타펜(28·네덜란드)이나 프리 시즌 테스트런 1위 페라리의 샤를 레클레르(28·모나코)가 아닌, 메르세데스의 조지 러셀(28·영국)이 우승했다. “전기모터 비중이 커진 새 규정은 메르세데스의 강점과 맞아 떨어진다”던 일각의 전망이 적중했다.
F1을 주관하는 국제자동차연맹(FIA)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파워유닛 규정을 크게 바꿨다. 변화의 핵심은 전기모터 비중을 확 늘린 것. 지난해까지 F1 머신은 내연기관(가솔린엔진)이 주된 파워유닛이었는데 올해부터 내연기관과 전기모터 비중을 반반씩으로 바꿨다. 이제 F1 머신은 달리면서 전기를 만들고 그 전기로 다시 가속하는 본격적인 하이브리드 자동차인 셈이다.
메르세데스 조지 러셀의 머신이 8일 열린 포뮬러원 멜버른 GP에서 주행하고 있다. 러셀이 우승했다. AFP=연합뉴스
특히 멜버른 GP의 승부를 가른 결정적 요소는 발전 및 충전 방식이다. 지난해까지는 직선 주로에서 터보엔진의 열에너지를 회수해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MGU-H)이었다. 이를 폐지하고 대신 곡선 구간 등에서 브레이크를 밟을 때 발생하는 기계에너지를 회수해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MGU-K)을 채택했다. 가속이 아닌 감속을 통해 충전 기회를 놓치지 않아야 전기모터를 활용할 수 있는 만큼 드라이버의 전략적 레이스 운영이 중요해졌다.
메르세데스 조지 러셀이 8일 포뮬러원 멜버른 GP에서 우승한 뒤 시상대에서 축하주를 마시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멜버른 GP 우승자 러셀은 AP와의 인터뷰에서 “머신을 운전할 때 전기 파워가 전보다 훨씬 크게 느껴졌다”며 “언제 전기를 쓰고 아껴야 하는지가 레이스 결과에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정작 적절한 브레이크 감속으로 충전하지 못한 경우 직전 주로에서 올렸던 속도가 갑자기 떨어지는 이른바 ‘요요 현상’을 보이기도 했다. 멜버른 GP에서 레클레르와 루이스 해밀턴(41·영국)의 페라리가 그랬다.
페라리 머신의 경우 직선 주로에서 최고 시속 332km까지 달렸지만 배터리 방전 탓에 이후 랩에서는 시속 323km까지 속도가 떨어졌다. 전기모터 사용과 충전 사이클이 맞아 떨어지지 않아 직선 주로 속도가 오르내린 것이다. 전기모터를 공격적으로 사용하는 팀에서 주로 나타난 현상이다. 최고 속도가 떨어지면 가속이 더딜 수밖에 없다. 이후 곡선 구간에서 충전하면 다시 속도가 올라간다. 요요처럼 패턴이 반복됐다.
페라리의 샤를 르클레르가 8일 열린 멜버른 GP에서 머신을 조중하고 있다. 강력한 우승후보였지만 3위를 했다. AP=연합뉴스
반면 러셀과 키미 안토넬리(19·이탈리아)의 메르세데스는 보수적인 전력 관리 전략을 구사했다. 우승한 러셀의 머신은 직선 주로 최고 속도가 시속 330km로 페라리보다 다소 느렸다. 하지만 거의 모든 랩마다 시속 328km 이상을 안정적으로 유지했다. 그 덕분에 레이스 후반에도 페이스가 떨어지지 않았다. 러셀에 이어 멜버른 GP 준우승자 안토넬리도 AP와의 인터뷰에서 “전기모터 토크가 매우 강하다. 다만 너무 빨리 소모돼 몇 랩만 지나도 속도가 떨어졌다”며 “레이스 전체를 보고 에너지를 배분해야 한다”고 말했다.
FIA와 F1이 전기모터 비중을 높여 본격적인 하이브리드 머신 시대를 연 건 탄소 중립 등 환경적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또 전세계적으로 하이브리드 차량 인기가 높아짐에 따라 트렌드 기술과 연계해 자동차 제조사의 참여를 확대하기 위해서다. 실제로 이번 시즌 아우디가 F1에 가세해 머신의 파워유닛을 개발하는 자동차 제조사는 기존 메르세데스-벤츠, 페라리, 혼다, 포드까지 합쳐 5개로 늘었다.
장혜수 스포츠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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