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항공편은 3배 뛰고 환율 널뛰기…중동 체류자·해외 유학생 ‘이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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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과 이에 맞선 이란의 보복으로 중동 하늘길이 사실상 마비된 가운데 5일 인천국제공항에 카타르 항공 여객기가 계류돼 있다. 뉴스1
사우디아라비아 동부 도시에서 국내 건설사 직원으로 근무하는 20대 A씨는 오는 4월 휴가 때 가족을 만나기 위해 계획했던 한국행 일정을 포기했다. 지난달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카타르 영공이 폐쇄돼 귀국 항공권 가격이 원래 가격보다 3배 넘게 치솟았기 때문이다. 대체 노선은 이스탄불을 경유하도록 돌아가기 때문에 항공편 가격도 급등했다.
A씨는 8일 “원래 사우디 동부 담맘에서 카타르를 거쳐 인천 가는 왕복 항공권이 200만원 미만이었는데, 이란 사태 이후 차선인 인천-이스탄불-리야드 노선을 이용하면 왕복 항공권 가격이 600만~700만원 수준”이라며 “가격이 3배 이상 뛴 데다 지금 가능한 노선도 언제 막힐지 몰라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당정에 따르면 중동 13개국에 체류 중인 우리 국민은 약 2만1000명으로, 이들의 귀국길도 막막한 상황이다.
인천에서 출발해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까지 편도 항공권이 300~400만원대에 육박했다. 사진 Turkish Airlines 홈페이지 캡처
해외 유학생, 널뛰는 환율에 "한국에서 송금 9월이 마지막"
파장은 중동에만 그치지 않았다. 널뛰는 환율과 국제 정세 불안으로 미국 등 해외 유학생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9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값은 전장보다 19.1원 내린(환율은 상승) 1495.5원에 주간거래를 마쳤다. 주간종가 기준으론 지난 2009년 3월12일(1496.5원) 이후 가장 낮았다.
미국 텍사스주에서 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 최모(27)씨는 “지난해 말부터 한국에 계신 부모님이 ‘원화 값이 다시 오르면 돈을 보내주겠다’고 하셨는데 그 뒤로 원화 값이 다시 오르긴커녕 계속 내리기만 해서 지난해 9월 송금받은 게 마지막”이라면서 “현지 물가도 뛰어 거의 모든 물건이 1~2달러씩은 올랐고, 이를 합하면 장 볼 때 최소 10~20달러는 더 쓰게 되는 셈이라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1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6번가 ‘버퍼드’ 일대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 현장에서 오스틴 경찰국과 미국 연방수사국이 합동 조사를 벌이고 있다. AP=연합뉴스
여기에 더해 최씨 학교에서 차로 10분 정도 떨어진 텍사스주 오스틴의 한 주점에서 지난 1일(현지시간) 총격 사건이 발생하면서 치안 불안도 커졌다고 했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 사건으로 3명이 숨지고 14명이 다쳤는데, 당시 총격범이 이란 국기 문양이 그려진 옷을 입고 있어 미 연방수사국(FBI)은 테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최씨는 “같은 학교 학생 한 명이 이번 사건으로 사망했고, 부상자 중에 우리 학교 학생이 많아 더 실제적인 위협으로 다가왔다”며 “사건 이후로는 사람 많은 곳에 잘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미국 조지아주에 체류 중인 김모(27)씨는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안 그래도 영주권 신청 자체가 거부당할 가능성이 높아졌단 우려가 한인 사회에서 나오는데, 시민권자가 아닌 입장에서 혼란스러운 국제 정세 속에서도 자국민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 게 없다 보니 불안감이 크다”고 털어놨다.
유가 급등에 미국도 ‘기름값 쇼크’
지난 2일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주유소에서 한 남성이 차량에 휘발유를 주유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최근 ‘최저가 주유소 오픈런’까지 벌어진 국내 사정과 마찬가지로 미국도 지난달 말 이후 급등한 기름값이 생활비 부담의 큰 축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란 전쟁 여파로 원유 공급망이 흔들리면서 9일 국제유가는 2022년 7월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했다.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박사 과정 유학 중인 조모(33)씨는 “현재 거주하고 있는 플로리다 게인즈빌은 기름값이 보통 갤런당 2.7달러 수준이었는데 동네에서 가장 저렴한 주유소도 3.45달러까지 올랐다”며 “LA처럼 물가 높은 곳에 비해 여전히 저렴한 편이긴 하지만, 미국은 차 없이 생활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해 갑작스러운 기름값 상승에 타격이 상당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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