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무덤 다시 파야하나"…제주항공 참사, 유해 추가 수습에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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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이 9일 서울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초기 수습 실패와 국가 책임 규탄 기자회견 도중 오열하고 있다. 연합뉴스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가 1년 2개월이 지난 상황에서 희생자 유해가 추가로 발견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정부가 “잔해 수습이 99% 완료됐다”고 발표했지만, 초기 수습이 적절했는지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9일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국토교통부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전남경찰청 등이 진행해온 잔해 재조사 현장에서 유해 9점이 추가 발견됐다. 이 중 1점은 DNA 분석을 통해 참사 희생자로 확인됐으며, 8점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감식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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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2일 무안국제공항에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관계자들이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사고기 잔해를 조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토부 등에 따르면 지난달 12일 시작된 잔해 재조사 현장에서는 유해 외에도 유류품 648묶음과 휴대전화 4대 등이 추가로 수습됐다. 국토부는 지난해 수습 작업을 마무리하며 “잔해 수습이 99% 완료됐다”고 발표한 것과 상반된다.

무안국제공항에서는 참사 당일인 2024년 12월 29일부터 이듬해 1월 20일까지 희생자 시신과 기체 잔해, 유류품 등을 찾는 작업이 진행됐다. 당시 경찰과 소방·군 등이 투입된 수색에서는 사고 현장에서 100m 이상 떨어진 곳에서도 잔해가 발견될 정도로 기체 파편이 넓게 흩어져 있었다.

이에 수습당국은 공항 담장 밖까지 수색 범위를 넓혀 1000여점의 시신 조직과 1100여개의 유류품을 수거했다. 당국은 수거된 잔해 가운데 핵심 엔진과 주요 부품은 공항 격납고로 옮겨 정밀조사를 했고, 나머지는 공항소방대 뒤편에 보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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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월 4일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현장에서 수색대원들이 수색 작업을 하고 있다. 뉴시스

유가족들은 참사 1년 2개월이 지난 시점에 유해가 발견된 사실이 알려지자 “초기 수습 과정의 부실을 보여주는 중대한 문제”라고 밝혔다. 유족들은 참사 후 잔해 등에 대한 정밀 재조사를 요구했지만 항철위와의 입장차 등으로 인해 일정이 미뤄져 왔기 때문이다.

유가족들은 정부의 사과와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다. ‘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협의회’는 이날 청와대 분수대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랑하는 가족의 유해가 오랜 시간 현장에 남겨져 있었다는 사실에 참담함과 분노를 느낀다”며 “사고 현장을 전면 재수색해 마지막 흔적까지 수습하고, 희생자의 존엄을 지키는 수습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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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이 9일 서울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초기 수습 실패와 국가 책임 규탄 기자회견 도중 오열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유진 유가족협의회 대표는 이날 “참사 당시 저는 아버지의 손가락이라도 찾게 해달라고 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작은 기도를 드렸다”며 “그러나 최근 발견된 25㎝ 길이의 유해가 아버지의 다리뼈라는 국과수 감식 결과를 받았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어 “이미 장례를 치른 지 1년이 넘었는데 이제 와서 무덤을 다시 파 장례를 치러야 하는 상황”이라며 “도대체 누가 이런 잔인한 형벌을 내리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유가족협의회는 이날 발표한 규탄 성명을 통해 정부와 관계 기관의 책임 규명을 요구했다. 이들은 ▶참사 수습 실패에 대한 정부의 공식 사과 ▶국토부 등 관련 기관 책임자 문책 ▶국무총리실로 이관된 항철위의 성역 없는 재조사 ▶희생자 존엄을 보장하는 재난 수습 체계 마련 등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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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9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12·29 여객기참사 이후 무안공항 항공기 잔해물 추가 조사 과정에서 희생자들의 유해와 유류품이 추가로 발견된 것을 놓고 유가족들에게 사과 브리핑을 마친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뉴스1

국토부는 논란이 커지자 유가족들에게 사과의 뜻을 담은 입장을 발표했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이날 “여객기 참사 현장의 초기 수습이 부실했다”며 고개를 숙였다. 김 장관은 정부세종청사에서 연 브리핑에서 “최근 무안공항 항공기 잔해물 추가 조사 과정에서 희생자들의 유해와 유류품이 추가로 발견되고 있다”며 “이 소식을 접하고 가슴이 무너지셨을 유가족 여러분께 정부를 대표해 고개 숙여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남아 있는 잔해물에 대해서도 한 점도 놓치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끝까지 확인하고 책임 있게 수습하겠다”며 “사고 원인 규명에도 끝까지 책임을 다하겠다. 국토부는 마지막까지 책임 있는 자세로 임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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