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국공유지 30%’ 한국, 싱가포르 주택정책 접목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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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부동산 시장은 90% 이상 토지 국유화를 이룬 싱가포르와 체제가 달라 정책 접점을 찾기 쉽지 않다. 대신 정부가 싱가포르 모델을 참고해 공공 주도의 주택 공급을 늘리고, 투기 억제 목적의 세금 제도를 설계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9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는 이재명 대통령의 싱가포르 순방 이후 관계 기관이 싱가포르 주거 모델을 참고해 국내에 적용할 수 있는 방안이 있을지 살펴보고 있다.
국내에서 싱가포르 공공주택 형태와 가장 비슷한 건 토지임대부 주택이다. 토지는 정부·공공기관이 소유하고 건물만 개인이 분양받는 방식이다. 땅값이 빠져 주변 시세보다 저렴해 ‘반값 아파트’로도 불린다. 최장 80년(40년+40년)까지 살 수 있는 점도 99년 장기 임대구조의 싱가포르 공공주택과 닮았다. 거주의무 기간 5년에 전매제한 기간 10년이 지나면 개인 간 거래도 가능하다.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가 그간 강동구 고덕강일지구, 강서구 마곡지구 등에 일부 공급했다.
그러나 한국은 싱가포르와 달리 시세차익을 크게 누릴 수 없다. 거주의무 기간 전에 팔면 공공에 매입금액 수준에서 환매해야 하고, 10년 이후 팔 때도 시세차익의 70% 수준만 챙길 수 있다.
또 싱가포르는 90% 토지가 확보된 상태에서 시행하고 있지만 한국은 국공유지가 30% 수준이다. 땅 매입에 막대한 자금이 소요되는 만큼 낮은 임대료로 투입 비용을 회수하는 데도 오랜 기간이 걸린다. 김성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부채가 계속 쌓이는 구조여서 국내에선 확대 시행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대신 LH가 이미 매입한 3기 신도시, 1·29 대책에서 발표한 도심 내 노후청사·유휴부지에서 토지임대부 주택 공급을 확대할 수 있다는 관측이 있다. 싱가포르 세제를 적극적으로 참조할 가능성도 크다. 이 대통령은 최근 다주택자에 이어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규제 강화 입장을 밝혔다.
싱가포르도 실거주와 임대용에 따라 보유세 차이가 크다. 주택을 1년간 임대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예상 임대료(수익)를 기준으로 보유세를 책정하는데, 실거주 주택의 경우 공제 후 0~32%의 누진세율을 적용하지만 임대용은 공제 없이 12~36%를 매긴다. 하지만 싱가포르는 양도소득세와 상속세, 증여세가 없는 만큼 한국에서도 보유세를 강화할 경우 취득세·양도세 등 거래세 부담은 낮추는 식의 균형이 필요한 상황이다.
다만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자가보유율 90%인 싱가포르도 최근 몇 년간 집값 상승으로 골머리를 앓았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착공이 줄어 공급 부족으로 이어졌고, 재판매 주택 가격이 크게 뛰었다. 최근 5년(2020년~2024년) 서울 아파트 가격이 5.2% 상승하는 동안 싱가포르 재판매 주택 가격은 50.3% 상승했다. 정수연 제주대 교수는 “주거 천국이라는 싱가포르도 공급이 충분치 않자 집값이 천정부지로 올랐다”며 “결국 내 소득으로 살 수 있는 집이 있다는 공급 신호를 주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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