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벼랑 끝에서 뚫은 경우의 수…마이애미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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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야구 대표팀이 ‘경우의 수’를 뚫고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라운드(8강)에 진출했다. 2실점 이하, 5점 차 이상 승리가 필요했던 한국은 호주를 7-2로 물리쳤다. 더그아웃에서 뛰쳐나와 기쁨을 만끽하는 한국 선수들. [도쿄=뉴시스]
한국 야구 대표팀이 미국 마이애미행 비행기를 탄다. 17년 만이다. 한국 야구가 극적으로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8강에 올랐다.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WBC 1라운드 C조 호주와의 최종전에서 7-2로 이겼다. 한국은 대만·호주와 2승 2패로 동률을 이뤘지만, 조별리그 순위 결정 기준인 ‘수비 아웃 수당 실점률’에서 두 팀을 앞서 C조 2위로 8강이 겨루는 결선 라운드에 올랐다. 3승을 확보한 일본은 남은 체코전(10일) 결과와 관계 없이 조 1위를 확정했다.
WBC는 야구 국가대항전 중 유일하게 메이저리거들이 출전하는 세계 최고 권위의 대회다. 2006년 4강과 2009년 준우승으로 파란을 일으킨 한국은 2013·17·23년엔 3회 연속 1라운드 탈락에 그쳐 고개를 숙였다. 이번 대회에서도 체코에 1승을 거둔 뒤 일본과 대만에 잇따라 패해 수세에 몰렸지만, 마지막 경기에서 ‘5점 차 이상 2실점 이하 승리’라는 어려운 숙제를 해내면서 4회 만에 미국으로 향하는 전세기에 오르게 됐다.
지난해 KBO리그 통합 우승팀 LG 트윈스의 4번 타자 문보경이 최대한 많은 점수를 뽑아야 하는 한국의 득점 생산에 앞장섰다. 5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한 그는 0-0으로 맞선 2회 초 무사 1루에서 호주 선발 라클란 웰스의 2구째 몸쪽 낮은 슬라이더를 힘껏 잡아당겨 우월 선제 2점 아치를 그렸다. 웰스는 올해 LG에 아시아 쿼터로 입단해 문보경과 한솥밥을 먹는다. 문보경이 첫 타석부터 새 동료에게 홈런을 안겼다.
한국은 3회 초 다시 기회를 잡았다. 선두 타자 저마이 존스(디트로이트 타이거스)가 중견수 키를 넘기는 2루타로 출루했고,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우중간을 가르는 적시 2루타로 한 점을 보탰다. 1사 2루에서 다시 타석에 선 문보경은 중견수 키를 훌쩍 넘겨 펜스 바로 앞에 떨어지는 큼직한 적시 2루타를 때려내 4-0 리드를 만들어냈다.
그 사이 한국 마운드엔 고비가 찾아왔다. 왼손 선발 손주영(LG)이 예상보다 일찍 마운드를 내려갔다. 손주영은 1회 말 안타와 볼넷을 내줬지만, 실점 없이 무사히 이닝을 끝냈다. 투구 수는 27개로 WBC 1라운드 한 경기 최대 투구 수(65개)까진 아직 한참 남아 있었다. 그러나 2회 말 투구를 앞두고 팔꿈치에 불편함을 느껴 공을 던지지 못했다. 류 감독이 직접 마운드에 올라 상태를 살핀 뒤 투수를 교체했다. 갑작스럽게 마운드를 이어받은 42세 베테랑 노경은(SSG 랜더스)은 2회와 3회 2이닝을 1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으로 틀어막고 대표팀을 구했다.
KBO리그 현역 최고령 투수의 투혼에 한국 타선은 더 힘을 냈다. 이번에도 문보경이 나섰다. 4회 초 안현민(KT 위즈)의 안타와 도루로 만든 2사 2루 기회에서 또 한 번 왼쪽 담장을 직격하는 커다란 타구를 만들어냈다. 2루에 있던 안현민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이후 피 말리는 1점 싸움이 이어졌다. 5회 말 로비 글렌디닝에게 솔로 홈런을 맞아 5-1로 쫓긴 한국은 6회 초 2사 2루에서 김도영의 우전 적시타로 또 한 점 달아나 다시 8강 가시권에 들어왔다. 그러나 8회 말 다시 1점을 내줘 탈락 위기에 몰렸다.
한국은 9회 초 8강행 마지막 허들을 넘었다. 김도영의 볼넷과 상대 실책을 발판 삼아 1사 1·3루 기회를 잡았고, 안현민의 희생플라이로 3루 주자 박해민(LG)이 홈을 밟았다. 9회 말 1사 1루에서 릭슨 윙그로브의 타구가 우중간으로 향했지만, 우익수 이정후가 슬라이딩으로 잡아내 흐름을 끊었다. 마운드에 있던 조병현(SSG)이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는 순간, 한국 선수들은 일제히 그라운드로 뛰어들었다. 대표팀은 14일 D조 1위와 준결승 진출을 다툰다. 도미니카공화국 또는 베네수엘라가 유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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