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美장관 "유조선 호위" 백악관 "사실무근"…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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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에 대한 공습 이후 국제유가가 폭등하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혼선을 거듭하고 있다. 10일(현지시간)엔 에너지부 장관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민간 유조선을 해군이 호위했다고 밝혔다가, 백악관의 공식 부인으로 이를 번복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소재 트럼프 내셔널 도랄 마이애미에서 공화당원들에게 연설을 마친 후 객석을 바라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또 우크라이나 전쟁의 자금줄이 돼 온 러시아산 원유를 수입하는 유럽 동맹국들을 향해 “전쟁 자금을 지원한다“며 비난해왔던 트럼프 행정부가 슬그머니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제한 조치를 완화하기 시작했다.
에너지부 “유조선 호위”…백악관 “호위한 적 없다”
크리스 라이트 미 에너지부 장관은 이날 소셜미디어(SNS)에 “미 해군은 글로벌 시장에 석유 공급이 지속되도록 보장하기 위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을 성공적으로 호위했다”고 적었다. AFP 통신은 즉각 “이란에 대한 미·이스라엘 전쟁 개시 이래 처음 이뤄진 (호위) 작전으로 파악된다”고 짚었다.
미국의 니미츠급 항공모함 USS 에이브러햄 링컨(왼쪽)이 2019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라이트 장관의 말에 유가 폭등 압박에 직면한 전세계 언론은 이를 긴급 속보로 타전했다. 그런데 라이트 장관은 글을 올린지 채 몇 분도 지나지 않아 ‘첫 호위작전’에 대한 글을 삭제했다. 혼선의 와중에 잠시 안정을 찾았던 국제유가는 즉각 하락분을 회복했다.
라이트 장관이 글을 삭제한 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미 해군이 현시점에서 유조선이나 선박을 호위한 적이 없다고 확인할 수 있다”며 호위 작전에 성공했다던 에너지부 장관의 주장이 거짓이었음을 공식 확인했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도 라이트 장관의 주장을 즉각 부인했다. 알리레자 탕시리 IRGC 해군 사령관은 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미군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유조선을 호위했다는 주장은 거짓”이라며 “미 해군과 그 동맹들의 호르무즈 해협 내 모든 움직임은 이란 미사일과 수중 드론에 의해 저지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경민 기자
“호위 작전” 발표한 트럼프…1주일째 잠잠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일 “필요할 경우, 미국 해군은 가능한 한 신속히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에 대한 호위 작전을 시작할 것”이라고 직접 밝혔다. 그 직후 SNS에도 “어떤 상황에서도 미국은 전 세계로의 에너지의 자유로운 흐름을 보장할 것”이라고 적었다.
지난 4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엘세군도에 위치한 셰브론 엘세군도 정유소 앞바다에 정박 중인 CHIOS 원유 운반선 위에서 성조기가 걸려 있다. 미국이 감행한 이란에 대한 공습 이후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해상 운송이 사실상 차단되면서 국제유가가 요동치고 있다. AFP=연합뉴스
그러나 이날까지 1주일이 지났지만 미군의 유조선 호위 작전을 이뤄지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엔 SNS에 올린 글에서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석유의 흐름을 막는 조치를 취한다면 미국에 의해 지금까지보다 20배 더 강한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며 “이는 미국이 중국과 호르무즈 해협을 많이 이용하는 다른 모든 나라에 주는 선물”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는 쉽게 파괴될 수 있는 목표물을 제거해 이란이 국가로서 재건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게 할 것이고, 죽음과 불, 분노가 그들을 지배하게 될 것”이라며 이란을 압박했다.
그러나 이란은 이러한 압박에도 호르무즈에 대한 사실상의 봉쇄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9일 로스앤젤레스 주유소에 세워진 휘발유 가격표. 미국이 이란에 대한 공습을 감행한 이후 국제 유가가 요동치면서 미국 시민들이 극도로 민감하게 반응하는 휘발유 가격이 폭등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연결하는 좁은 해역인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가 지나가는 국제 에너지 수송의 길목이다.
기름값 폭등…‘우크라 전쟁자금’ 허용?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여론에 즉각적 영향을 미치는 유가가 폭등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제재까지 완화하기 시작했다. 러시아산 원유를 구매해온 유럽의 동맹국을 향해 우크라이나 전쟁 자금을 지원한다며 맹공을 퍼부었던 것과는 완전히 다른 대응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9일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소재 트럼프 내셔널 도랄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중동 전쟁으로 급등한 유가와 관련해 이란이 원유 공급을 차단할 경우 더 큰 규모의 공격을 가하겠다고 경고했다. AFP=연합뉴스
미국은 이미 지난 5일 인도의 러시아산 원유 구매를 30일간 한시적으로 허용했다. 이어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은 지난 6일 “다른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제재도 해제할 수 있다”며 추가 완화 가능성을 거론한 데 이어, 9일엔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일부 국가에 제재를 가하고 있지만 (호르무즈)해협이 정상화될 때까지 해당 제재를 해제할 것”이라며 이를 공식화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워싱턴의 중재로 우크라이나와 평화 협상을 진행 중인 모스크바가 수혜자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NYT에 따르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러시아 에너지 기업들이 현재 상황을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문이 다시 닫히기 전에 유럽에서 더 매력적 목적지로 물자를 돌리는 게 합리적”이라고 주장했다. 이란 전쟁을 원유 판매 다변화의 기회로 쓰겠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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