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美 관세 압박 ‘수퍼 301조’…한국엔 디지털 비관세 장벽 경고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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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0일(현지시간) 연방대법원의 상호 관세 위법 판결 직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꺼내 든 무역법 301조(일명 수퍼 301조)가 한국도 조준했다. 미국이 주장하는 디지털 비(非)관세 장벽에 대한 경고등이 들어왔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11일(현지시간) 관보를 통해 한국·중국·일본과 유럽연합(EU) 등 16개 경제 주체를 상대로 무역법 301조에 따라 조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들 국가 정책이 미국에 차별적이라고 판단할 경우 관세 부과 등으로 대응하는 내용이다.

USTR은 (지난달 20일 무역법 122조에 근거해 부과한) 글로벌 관세(최대 15%) 만료 기한(150일) 내에 조사를 마치겠다는 ‘일정표’까지 제시했다. 하지만 5개월 이내에 16개 경제주체를 모두 조사하는 건 물리적으로 쉽지 않다. 과거 사례를 봤을 때 301조로 단일 국가의 특정 사안을 조사하는 데만 통상 6개월에서 1년 이상 걸렸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트럼프 1기였던 2017년 8월 USTR이 기술 이전 및 지식재산권 침해 등을 이유로 중국을 상대로 무역법 301조를 적용해 조사를 시작한 적이 있다. 하지만 최종 조사 보고서가 나온 건 2018년 3월, 실제 관세를 부과한 건 같은 해 7월이었다. USTR이 작심하고 중국 한 곳만 조사하는 데도 11개월이 걸린 셈이다.

역시 트럼프 1기였던 2019년에는 유럽이 구글·아마존 등 미국 빅 테크를 디지털 규제로 차별한다며 301조 조사에 착수했다. 2019년 프랑스를 시작으로 2020년 6월 유럽 여러 국가로 조사 범위를 넓혔지만 결론을 내는 데 국가마다 6~8개월씩 걸렸다. 그나마 외교 문제와 부딪혀 실제 관세 부과 조치로 이어지지 않았다.

다만 미국이 무역법 301조를 실제 관세 부과보다 무역 상대국을 압박하는 통상 지렛대로 쓰는 만큼 여전히 위협적인 조치다. 특히 무역법 301조를 적용한 이유로 꼽은 ‘과잉 생산’, 다시 말해 대(對)미 무역 흑자는 조사 대상국 모두에 해당하지만, 추가 조사 범위로 언급한 ‘디지털 서비스’가 한국을 압박하는 요소다.

미 정부는 그동안 온라인 플랫폼 규제와 망 사용료 제도화 논의 등을 미국 기업을 차별하는 디지털 비관세 장벽으로 꼽아왔다. 대표적 비관세 장벽으로 언급한 구글의 고정밀 지도 데이터 반출 요청은 지난달 27일 정부가 조건부 허용하면서 일단락됐다. 하지만 국회 계류 중인 ‘온라인플랫폼법’(온플법)과 플랫폼 기업의 망 사용료 제도화 논의 등은 여전히 미국이 불편해하는 이슈다. USTR에 301조 조사를 청원한 쿠팡에 대한 개인정보 유출 사고 조사 부담도 있다.

앞서 USTR은 ‘2025 국가별 무역장벽보고서’(NTE)를 통해 ▶온라인 플랫폼 독과점 규제 ▶국내 인터넷 서비스제공자(ISP)의 글로벌 콘텐트 제공업자(CP) 망 사용료 부과 ▶공공 시장 클라우드 서비스 진입 장벽 ▶외국인 통신·방송 투자 지분 제한 등을 무역 장벽으로 꼽았다.

앞서 지난달 20일 미 연방대법원은국제경제비상권한법(IEEPA)에 근거한 미국의 상호 관세 부과가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트럼프는 즉각 무역법 122조를 적용한 '글로벌 관세'를 꺼내 들었다. 글로벌 관세로 일단 시간을 벌고, 301조로 국가별 중장기 관세를 압박하고, 향후 232조로 국가 안보를 이유로 들어 품목 관세를 부과하는 식의 '다층 구조’로 관세 체계를 재편하려고 한다는 전망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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